與 예비후보들 “총선출마 나만의 뜻은 아니다”… 거물급 ‘배경’?

곳곳 ‘보이지 않는 손’ 논란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일고 있다. 상향식 공천 방식을 채택해 사실상 지난 총선처럼 ‘내리꽂는’ 공천이 불가능해졌지만 “출마는 나만의 뜻은 아니다”라며 거물급 인사가 ‘배경’에 있음을 내비치는 예비후보들이 출몰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손사래를 치며 펄쩍 뛰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최경환·서청원·윤상현·홍문종·김재원 의원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등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과 김무성 대표가 지역을 나눠 경선 및 공천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역배분설’까지 돌고 있다.

그러나 거물급 인사를 내세운 예비후보 가운데 상당수는 지역 내 영향력과 지지도 상승을 노린 ‘자가발전’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18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일부 비박(비박근혜)계 후보 지역과 다선 의원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을 두고 지역 내 유력 친박 인사가 보낸 ‘저격수’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잠재적 경쟁자를 밀어내기 위한 ‘저격수’를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치 경력이 일천하고 인지도도 높지 않은 후보를 저격수로 배치하는 것은 정황상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많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의 지역구에 소위 ‘진박(진실한 친박)’들을 대놓고 배치한 대구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중·남구의 경우 자천타천 ‘진박’이라 주장하는 후보만 셋이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외 다른 두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일부 친박계 실세 의원들이 영상 메시지를 보내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청도에는 한 후보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내려보낸 자객’을 자청하기도 했다. 이에 최 의원이 “형님, 이러시면 저도 형님 지역구에 자객 내려보냅니다”라고 농담성 항의를 했고 김 대표가 본인과 무관하다고 해명을 하기도 했다.

일부 친박계 원외 인사들은 지역구 출마에 앞서 친박계 핵심 의원들과 만나 지역구 조정을 하기도 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