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호와 진기섭은 걱정이 된 것이다. 그래서 서동수에게 한국의 여론조사 내용과 앞으로의 전망, 한국당이 나아갈 전략까지 작성해 왔다. 선거를 여러 번 치러본 터라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다. 한 시간 가깝게 집무실에 머문 둘이 떠났을 때 서동수가 유병선에게 말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야. 믿고 따르는 당원들의 뜻을 거역할 수는 없는 것이라구.”

“그렇습니다.”

유병선도 선선히 시인했다.

“한반도가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대의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통치 방법이 조금 다르다고 밀어붙일 것입니다.”

연방대통령의 북한 후보는 김동일이다. 북한도 후보 선거를 통해 연방대통령 후보를 뽑게 되겠지만 거의 100퍼센트 가까운 지지를 받고 김동일이 후보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민족당 후보로 현 대표인 고정규가 나서기로 확정되었다. 청렴한 인물로 4선 의원에다 서울 출신, 부친의 시멘트 회사를 상속받아 5000억 원대의 자산가이기도 하다. 한국당의 후보가 될 서동수와 고정규의 대결에서는 서동수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70대 30 정도가 된다. 그런데 연방선거가 되면 민족당과 북한의 민생당이 연합, 시너지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유권자는 대략 1700만 명, 남한 유권자가 3000만 명인데 현 상황에서 계산하면 서동수는 남한에서 2000만 표가 조금 넘을 것이다. 민족당 표가 1000만 표, 그런데 만일 북한표 1700만 중 1500만 표가 김동일에게 간다면 2200만 표 대 2500만 표로 진다. 연방대통령으로 김동일이 당선된다. 오성호가 가져온 자료를 덮은 서동수가 유병선을 보았다.

“대한민국 연방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느냐는 것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겠군.”

“지금도 그렇습니다.”

유병선이 굳어진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특히 직접 연관이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겠지요.”

“그들에게는 누가 바람직할까?”

“각각 계산을 하겠지요.”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지금 당장 대답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때가 되면 또 변할 것이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하는 것이 국제사회다. 인간 개개인의 인연과 약속 따위에 연연한다면 웃음거리가 된다.

“요즘 김 위원장도 바쁜 모양이군.”

서동수가 혼잣소리처럼 말하자 유병선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민족당 의원들이 평양에 자주 들릅니다.”

“민생당 창립에서 조직 운영까지 도와주고 있다면서?”

“자금 지원까지 은밀하게 해준다고 들었습니다.”

“공작을 서로 배우겠군.”

둘은 마주보며 웃었다. 신의주특구가 발전되면서 남북한은 경제 소통이 시작되었고, 관광도 훨씬 자유로워졌다. 휴전선에서의 충돌은 이제 거의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직 대치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2년 후에 연방이 되면 단계별로 휴전선의 철책 등이 철거될 것이었다. 그때 서동수가 말했다.

“한로드가 완공되면 한랜드의 기반이 굳어지게 될 거야.”

유병선이 머리만 끄덕였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난 한로드가 개통되는 것을 보고 한랜드를 떠날 거네.”

한로드는 한랜드를 관통하여 유럽으로 통하는 고속철을 말한다. 지금 한국철도에서 공사 중이다. 제2의 실크로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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