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4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행보가 심상찮다. 30~40㎏의 플루토늄 추가 생산이 가능한 영변 실험용 경수로 가동은 초읽기 단계이고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도 가동 중이다. 이는 앞으로도 핵실험은 계속할 것이고 핵무기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한국은 무사태평이다.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던 김일성의 1992년 발언에 동조하더니,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북핵은 미국 공격에 대한 자위용이지 한국 공격용이 아니라는 호도된 북한 궤변에 편승한 지 오래다. 종북(從北) 세력은 각종 매스컴을 통해 북핵의 진실을 은폐하는 북한 선전선동 전략의 나팔수로 활동하는 한편 대화와 평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정부의 실질적 대응 조치에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허송세월하는 동안 북한은 핵실험을 거듭해 왔고 핵 능력도 키워 왔다. 반면, 한국은 북핵의 최대 피해 당사국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 채 오로지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외세 의존적 행태를 반복해왔을 뿐이다. 미국에 읍소하고 중국의 역할에 호소하는 패턴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자신을 갈고 닦아 스스로 강해진다는 자수자강(自修自强)의 결기는 찾을 수 없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에도 똑같은 행태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젠 끊어야 한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일회성 사건으로 치부되면서 한국 안보에 미치는 위협 요인은 퇴색됐고, 대응 방안은 과거의 악습을 반복하는 한계에 머물고 있다. 4차 핵실험으로 한국이 심각한 안보 절벽의 상황에 내몰린 현실을 외면한 전략으로는 절박한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 물론 북핵 폐기를 위해 미국과 중국을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할 비장의 전략도 이제는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협조만큼이나 한국만 단행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시행해야 한다. 그것은 김정은의 취약점을 찾아 통치 기반을 붕괴시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다. 현재 김정은이 직면한 취약점은 백두혈통의 적자(嫡子)가 아니라는 점과 20억 달러 내외의 통치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적자가 아닌 사실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순간 김정은의 정통성은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 정보화를 위한 가용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다량의 정보와 양질의 내용을 제공해야 한다. 최근 재개된 휴전선 일대의 대북 방송은 한계가 있다. KBS의 한민족 방송 체제의 전면 개편,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기술 개발 및 전파 등의 방법을 통해 정보화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북한의 통치자금은 주로 핵심 계층의 선물과 파티 비용, 핵과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와 전략무기 개발에 악용돼 왔다.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 박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조달하는 통치자금은 매년 1억 달러 정도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가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되는 돈줄을 차단해 달라고 호소하는 건 이율배반이며,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려는 모두의 노력에 역행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잔업 금지와 근무시간 단축, 가동 중단의 조치를 통해 달러 유입량을 조절하는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북한 정보화와 통치자금줄 차단은 우리의 평화적 응징 수단이며, 국제사회의 협조를 배가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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