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로 뇌 활성화 부분 찾아내
근육 단련하듯이 ‘맞춤형’ 치료
약물 없이도 우울증 개선 효과
혐오증·강박·중독 등에도 적용
“뇌 스캔으로 당신의 우울증과 불안증을 고쳐 드립니다.”
미국에서 우울증 등을 겪고 있는 환자의 뇌를 실시간으로 스캔, 환자가 스스로 우울·불안 등을 촉발하는 뇌 기능을 억제하는 훈련을 하도록 하는 신종 치료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뉴로 피드백(neurofeedback)’이라고 명명된 이 치료법은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뇌의 특정 기능도 훈련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는 전제에 기초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우울·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뇌 훈련’이라는 기사에서 ‘뉴로 피드백’ 치료법을 집중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뉴로 피드백’ 치료법은 매우 간단하다. 환자에게 기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사진을 쳐다보게 한 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 활동을 촬영하면서 컴퓨터를 통해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하는지를 분석, 장애의 원인을 찾는 것. 환자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본인 뇌의 활동을 보여주면서 특정 기능과 관련된 활동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라는 맞춤형 치료법을 권고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거미 혐오증에 걸린 여성에게 이 치료법을 적용했던 아이칸 의과대의 애나 질버스탠드 박사는 “환자는 이 권고에 따라 뇌의 특정 기능을 훈련하면 된다”면서 “이 치료법은 약을 장기간 복용할 필요도 없고, 낯선 이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치료법은 우울증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리어트 암연구소의 킴벌리 영 박사가 2014년 우울증 환자 23명에게 이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이들의 행복감은 이전보다 20% 상승했다. 반면 이 치료법을 받지 않은 환자들의 행복감 상승도는 2%였다. 뉴로 피드백을 2차례 치료받은 환자의 우울 지수가 50%까지 떨어진 사례도 있었다. 물론 이 치료법으로도 환자의 10%는 차도가 없었으며, 또 다른 10%는 특정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습득하지 못했다. 2012년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은 미국인 17%가 평생 한 번 겪을 정도로 만연한 심리 장애지만, 기존의 항우울제 처방은 큰 효과가 없는 상태다. 우울증 환자 3000명 중에서 14주간 복용해야 하는 항우울제로 증상이 나아졌다고 답한 환자는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는 연구도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또 뉴로 피드백이 각종 혐오증이나 강박 장애, 중독, 외상성 뇌손상, 만성 고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뉴로 피드백 치료는 아직 초기 단계다. 몇 회의 치료를 해야 하는지, 효과가 얼마나 지속할지 등에 대한 확정된 기준이 없으며, MRI 촬영 가격도 만만치 않다고 WSJ는 덧붙였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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