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소속 조류퇴치팀(BAT) 요원이 김포공항에서 엽총으로 조류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한국공항공사 소속 조류퇴치팀(BAT) 요원이 김포공항에서 엽총으로 조류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수십톤 충격 견디는 복합소재 機體… 이물질 자동배출하는 엔진…

최근 정부의 지속적인 조류퇴치 활동에도 불구하고 항공기 운항 중 조류 충돌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어 항공업계의 부담은 물론 승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항공기는 외부의 큰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항공기는 외부로부터 엔진으로 이물질이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설계되므로 조류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안전 운항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조류 충돌에 따른 추가 정비, 승객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조류퇴치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2일 2015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항공기와 조류 간의 충돌 방지를 위한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조류 충돌 발생 건수는 2010년 119건, 2011년 92건, 2012년 160건, 2013년 136건, 2014년 234건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발생 건수는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안전 운항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기는 안전 운항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3∼4중의 안전장치를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통상적으로 조류 충돌이 발생하는 부위인 항공기 전방의 안테나 덮개(Nose Radome)와 날개 앞부분, 엔진 등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테나 덮개는 항공기 앞부분의 뾰족한 부분으로 일반 합금보다 몇 배 더 강한 복합소재로 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류 충돌로 수십 톤의 충격이 전해지더라도 항공기의 운항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날개 앞부분 또한 물체에 부딪혀 손상이 생기더라도 항공기의 운항에는 직접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설계부터 반영돼있기 때문에 안전 운항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엔진 역시 마찬가지다. 운항 중 엔진에 조류를 비롯한 외부 이물질이 들어가게 될 경우 주요 부품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외부로 자연스럽게 배출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울러 엔진 개발 과정에서 어떠한 조건에도 항공기가 적절한 속도로 앞으로 계속 나갈 수 있는 힘인 추력을 유지해 안전 운항이 가능토록 각종 테스트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엔진에 실제 조류가 부딪혔을 때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엔진 개발 과정에서 직접 검증 과정을 거친다. 엔진이 최대로 낼 수 있는 추력으로 회전을 시킨 상태에서 특정 조건의 조류(3.65㎏ 이상의 독수리 한 마리, 1.65㎏ 이상의 큰 꿩 네 마리에 상응하는 조류)를 실제 운항할 때와 조건으로 엔진 속에 유입시켰을 때 정해져 있는 안전기준을 충족하는지 실제 테스트를 벌인다. 이를 통과해야만 엔진이 실제 항공기에 장착된다.

실제로 조류 충돌로 인한 대형 여객기 사고 사례가 없다는 점도 조류 충돌이 항공기 안전 운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항공기는 엔진이 하나 꺼지더라도 문제없이 착륙할 수 있는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총 781회에 달하는 조류충돌이 보고됐지만, 회항으로 이어진 것은 단 1차례에 그치고 있다.

다만 비행 중 조류 충돌이 발생하면 추후 부딪힌 부분을 점검하고 수리해야 한다. 조류가 엔진에 부딪히면 엔진 앞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회전 날개(Fan Blade)에 손상이 가게 된다. 문제는 회전 날개 한 개의 가격이 3만 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조류 충돌이 몇 건만 발생하더라도 수십 억 원에 이르는 돈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라 운항 지연에 따른 연료비, 지상 조업비 등도 추가로 들어간다. 승객들의 피해 역시 불가피하다. 조류 충돌로 항공기가 정비되거나 회항을 해야 할 경우 스케줄 지연으로 인한 막대한 유·무형적인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류 충돌 예방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국내 공항들은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해 조류퇴치 전담인원과 장비 등을 상시 배치해 조류퇴치 활동을 수행하는 한편 계절에 따라 나무의 조류둥지를 제거하고 대규모 수풀 제거(삭초)작업을 벌인다. 또 화학약품 살포, 폭음기와 소음기 및 엽총, 탄약, 차량을 이용한 조류 퇴치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매년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예방기법 발굴을 위해 해외 사례 분석 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 힘쓰는 등 관계기관과 힘을 합쳐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실제 조류 충돌 사례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관계기관과 공조를 통해 실제 조류 충돌 방지 대책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