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매큐언, 알랭 드 보통, 조앤 K 롤링, 줌파 라히리, 존 그리셤, 이창래….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은 어떤 작품을 읽고, 어떤 작가를 좋아할까. 또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이고 최근 ‘꽂힌’ 책은 뭘까.
뉴욕타임스 북 리뷰는 2012년 4월부터 4년 가까이 ‘By the Book’ 코너를 통해 많은 작가의 인터뷰를 실었다. 인터뷰를 맡은 패멀라 폴 북리뷰 편집장은 작가들에게 책과 관련한 공통된 질문을 주로 던졌다. 책을 쓰는 이들의 성격과 취향을 알기 위해 책만큼 좋은 것이 없었을 터. 과대평가된 책, 영감을 얻은 책, 만나고 싶은 작가, 별난 독서습관 등을 물어 은밀한 독서 편력을 알아내려 했다.
‘작가의 책’은 이중 55명의 인터뷰를 추려 묶은 것이다. 같은 작가와 작품을 좋아하거나 상반된 의견을 보이는 작가들을 만나면서 위대한 작가, 위대한 작품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많은 작가들이 ‘한 번이라도 만나고 싶은 작가’로 꼽은 이는 셰익스피어. 이언 매큐언은 ‘햄릿’에 대해 “인간 묘사에 대한 일종의 도약이 이뤄졌고, 그로 인해 인간의 내적 삶이 우리의 숙고 대상이 됐다”고 극찬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작가들 사이에서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책’으로도 가장 많이 언급됐다.
반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가장 상반된 평가를 받는 책이었다. 스콧 터로는 “‘율리시스’와 함께한 6주 동안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멋진 문장들을 수없이 접하면서 거의 황홀경에 빠졌다”고 했다. 하지만 리처드 포드는 ‘율리시스’를 “교수들을 위한 책”이라고 혹평했고,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몇 번이나 읽으려 시도했지만 매번 열 페이지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미국 문학의 거장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과대평가됐다고 하는 작가도 있었다. 주인공은 장편 ‘사이더 하우스’로 잘 알려진 존 어빙. 그는 “헤밍웨이 작품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드냐”는 질문에 “단편들에 나타난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 다”라고 단언했다. 어빙이 고른 ‘위대한 책’은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이었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알랭 드 보통은 어떨까. 그는 살아 있는 작가 중에서는 밀란 쿤데라, 미셸 우엘벡, 필립 로스, 니컬슨 베이커를 무척 좋아한다고 밝혔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최고의 러브 스토리로 꼽았다. 보통은 “서구에서 사랑에 관해 생각해 낸 모든 주제들을 추출한 책 같다”며 “책은 미성숙에 관한 고찰이기도 하다”고 했다.
인터뷰는 작가에 맞춤한 개별 질문도 이뤄졌다. 조앤 K 롤링에게는 쓴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물었다. 롤링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캐주얼 베이컨시’를 뽑았다. 법정 스릴러물의 대가 존 그리셤에겐 ‘지금까지 쓰인 법정소설 중 최고의 작품은 무엇인가’란 질문이 주어졌다. 그리셤의 답은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였다. 그는 스콧 터로를 최고의 변호사 소설가로 치켜세우기도 했다.‘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는 과학도를 꿈꾸는 이들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피터 메더워의 ‘젊은 과학자들에게 보내는 충고’, 제임스 왓슨의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를 얘기했다.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책 중 가장 강렬한 것은 미국 드라마 시리즈 ‘걸스’의 창작자이자 주연배우인 리나 더넘이 추천한 ‘섹스(영문제목:Guide to Getting It on)’. 그는 “읽으면 누구든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