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바 / 니시 가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니시 가나코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 중 한 명이다. 오다사쿠노스케상, 사쿠야노하나상 등 다수 문학상을 수상했다.

데뷔 10주년 기념작인 ‘사라바’는 절정에 오른 그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니시 가나코는 지난해 이 소설로 일본 최고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나오키상을 받았다. 소설은 50만 부가 팔려나가며 같은 해 일본서점대상 2위에 올랐다. 말하자면, ‘사라바’는 지난 한해 일본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문학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니시 가나코 또한 “‘사라바’는 작가로서 내 모든 것”이라며 “이 작품이 아니라면 나오키상은 평생 무리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애정을 표했다.

소설은 주인공 아유무가 세상에 태어나 서른일곱 살인 현재에 이르는 긴 호흡을 지닌다. 아유무는 어린 시절 빼어난 외모와 매력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았다. 하지만 해외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란, 이집트 등지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일본으로 돌아왔을 때 잦은 실패와 낙오의 순간을 맞는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깊은 절망의 늪에 빠지는데, 이때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동력은 믿음 혹은 종교다. 이슬람교, 콥트교, 유대교 등 다양한 종교가 등장한다. 제목인 ‘사라바’도 아유무가 위기에 처하거나 좋지 않은 일을 당했을 때 주문처럼 던지는 외침이다. 이집트어인 ‘사라바’는‘안녕’ ‘행운을 빌어’ ‘내일도 만나자 ’같은 뜻을 지닌다. 아유무는 이 단어를 중얼거리면 평온을 찾곤 한다. 결국 그것은‘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몸부림 과 같다.

나오키상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에 대해 “무라카미 하루키를 방불케 한다”며 “자신이 믿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힘이 있는 젊은 사람이 읽었으면 한다”고 평했다.만약 당신이 절망에 빠져 있다면 더욱 일독을 권한다. 전 2권.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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