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재발견 / 조반니 프라체토 지음, 이현주 옮김 / 프런티어

영국 가디언지가 선정한 최고의 인문 심리서다. 저자는 뇌 신경과학자이면서도 철학적인 시각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 ‘제2의 알랭 드 보통’으로 불린다. 살면서 자주 듣고, 또 자주 하기도 하는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는 말을 다시 한번 곱씹을 기회.

흘러간 유행가 중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는 가사가 있다. 감정이란 ‘녀석’이 본디 자신의 것이지만, 결코 스스로 통제하기 가장 어렵다는 걸 내포하고 있다. 이 기묘한 진리의 근원은 무엇일까. 유전인가, 사회문화적 관습인가, 아니면 뇌 신경의 작동 때문인가. 이성보다 감정에 더 좌우되는 현실 속에서 ‘길’을 찾고자 한다면 책이 소개하는 7가지 감정의 에피소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분노, 죄책감, 불안, 슬픔, 공감, 기쁨, 사랑. 저자는 일상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7가지 감정의 정체를 ‘제대로’ 식별하게 도와준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답을 찾기 위해선 다각적인 통찰이 필요하다는 것. 예컨대 저자는 분노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한 친구의 사례를 통해 주변인들에게 유독 화를 잘 내는 사람에 대해 탐구하고, 저자 자신이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악몽을 꾼 경험을 통해 죄책감의 딜레마를 파헤치고, 금융위기 때 미래를 놓고 고민하며 불안에 떨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중요한 건 각각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구체적으로 고백했다는 점.

“일상의 사건에서 분노를 건설적으로 분출하면 긍정적인 결과가 발생한다. 자신의 분노가 정당함을 증명하거나 자신이 화가 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면, 관계를 나아지게 하고 관련된 당사자들 모두에게 득이 되는 건전한 해결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57쪽) “죄책감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놔두는 대신 말로 죄책감을 표현하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사과의 말을 전하고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러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다.”(107쪽) “릴케는 우리에게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라고 권한다. 존재의 그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측면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불안과 함께 살아가면서 불안을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이다.”(154쪽)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 속에서 감정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그 감정의 원인과 변화, 다양한 시각을 추적해 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고 유익하다. 저자의 시선은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쳐 있지 않다. 이 지적 유희에 동참하는 일은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한 필수적인 여정처럼 느껴진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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