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5자회담 추진 지시 대북정책 실효성 강조하며
6자회담 동력상실 지적
강력한 대북제재 나서도록
외교역량 집중 촉구도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
“北核관련 창의적 해법도
액션플랜도 없다” 비판도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부와 국방부, 통일부의 ‘2016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업무계획에서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추진을 사실상 지시해 앞으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지형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간에 5자회담이 구성되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압박과 제재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의 의견조율이 변수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대북정책의 실효성을 강조하면서 6자회담의 동력이 상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정책의 일관성까지 훼손할 수가 있다”며 “예를 들어 6자회담은 지난 8년여간 개최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5자회담 시도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접근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논의 틀인 6자회담 대신 5자회담 추진을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2003년 1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시작됐던 6자회담은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수명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강력한 대북제재에 나서도록 외교역량을 집중해줄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결국 중요한 것은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중국 측의 협조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3개 부처는 이날 신년업무보고에서 ‘전방위 총력 대응’, ‘압박외교 등을 통한 총체적 접근’을 추진 전략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총론으로서의 개념만 있지 차별화된 창의적 해법은 없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제시하지 못한 채 원론적인 내용만 재탕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엄중한 안보위기에서 5차, 6차 실험에 대한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지만 북핵 국면의 주도권을 잃은 상태에서 대북 압박 강화라는 대국민 립서비스만 반복하고 있다는 의미다. 어떻게 북한의 변화와 비핵화를 이끌어낼지 창의적인 접근법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압박 이후 북한을 궁극적으로 대화로 이끌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대북 압박의 전략적 목표가 북한 정권이 존립 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정도까지 염두에 두겠다는 의미인지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가 ‘능동적 동북아 외교’로 한반도 평화를 공고화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이번 북핵 사태로 이미 4강 외교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업무보고 때도 동일 내용을 목표로 제시했고 그 결과 ‘역대 최상의 한·중 관계’를 이뤘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북핵 국면에서 중국의 대북지렛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북핵 사태 대응을 놓고 ‘한·미·일 대 중·러’ 구도가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한·미·중’, ‘한·중·일’ 역내 3각 체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외교부의 목표도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교·인지현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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