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연설을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2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연설을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美대선 민주·공화 선두주자의 수난‘증오를 끝내고 트럼프를 버리자!’

미국의 할리우드 배우 제인 폰다(여·79)와 석학 놈 촘스키(88) 등 저명인사들이 공화당의 2016 대선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낙선 운동에 뛰어들었다고 21일 US위클리,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각종 논란성 발언들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를 견제하겠다는 이 같은 움직임이, 앞으로 미 대선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폰다와 촘스키를 비롯한 유명인사들은 “무슬림과 여성,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트럼프의 선동 정치는 미국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 평등과 같은 가치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백악관행 저지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낙선운동에는 영화 화씨 911 등으로 유명한 감독 마이클 무어와 영화 ‘양들의 침묵’을 만든 조너선 드미 감독, 베스트셀러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의 작가 겸 대학교수인 레자 아슬란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낙선운동 구호는 ‘스톱 헤이트 덤프 트럼프(Stop Hate Dump Trump)’로, ‘증오를 멈추고 트럼프를 버리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이들은 웹사이트(www.stophatedumptrump.com)에 띄운 발족 취지문에서 “역사는 그동안 사람들이 증오로 가득찬 지도자들에 맞서기를 거부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줬다”며 “트럼프가 대변하는 증오와 배제의 정치에 맞서는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해 목소리를 높일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2500여 명이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낙선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극작가 이브 엔슬러는 AFP에 “트럼프가 자신의 증오적이고 분열적인 말들을 쏟아내 선거의 동력을 얻고 있는 만큼 이제 미국인들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낙선운동을 시작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언론과 정치권도 반성해야 한다”며 “언론은 트럼프의 극단주의를 마치 오락처럼 다루거나 불공평해 보일 정도로 긴 방송시간을 할당해, 그의 신념을 일반화하는 데 일조했다”면서 “극단주의를 적절한 방식으로 비판하거나 추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