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거부·보류 금액
작년11월에 2조1000억 달해
분양 100% 성공해도 ‘한숨’

제2금융권 찾아 급하게 대출
금리 1%P이상 올라 경영 부담

“가계부채·공급 과잉은 기우
경기회복 찬물 끼얹을 위험”


A건설사는 지난해 경남 C시에 아파트 공급에 나서 100% 분양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시작된 금융권의 주택 ‘집단담보대출(집단대출)’ 규제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는 다른 은행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도 쉽지 않아 1차 중도금 납부 시기를 맞추기 위해 제2금융권을 알아보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H시에서 아파트 공급에 나선 B 건설사도 분양을 완료하고 은행 대출도 사전 승낙받았지만 집단대출 규제에 따른 대출 보류로 더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 제2금융권을 찾아야 했다. 이 회사는 1월 현재 제2금융권과 금리 3% 후반 선에서 협의 중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신규 분양주택의 집단대출 규제가 건설업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제2, 제3 금융권과 금리 4% 내외에서 집단대출 협의를 진행, 향후 금리 부담이 건설사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2% 후반대의 금리로 집단대출을 했으나 제2금융권 등에서는 3% 후반, 혹은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집단대출 규제 후 한국주택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집단대출 거부 또는 보류로 인한 사례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말 약 2조1000억 원(1만300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주택협회는 조사에 응하지 않는 등 드러나지 않은 건설사까지 합하면 4조 원, 3만 가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주택시장 연착륙과 내수경기 회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집단대출 규제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 총 잔액 약 1200조 원에서 주택집단대출액(약 104조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불과,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증가 원인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가계부채 리스크(위험)를 관리하려면 집단대출 규제보다 사업자금과 생계비 활용 등 주택 구입 목적 외 대출에 대해 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무조건적인 집단대출 규제는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켜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경기 Y시에서 아파트 계약을 모두 끝낸 E사 관계자도 “주택도시공사 중도금 대출보증에도 불구, 6개 시중은행에서 집단대출을 거부했다”며 “대형사의 신용 등을 감안한 상태에서도 제2금융권과 금리 3%가 넘는 선에서 집단대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택협회는 집단대출 규제를 가져온 정부와 일부 전문기관의 주택 물량 과잉공급 우려에 대해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택 공급 물량은 주택시장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셋값 급등에 따른 실수요자의 주택구매 전환,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멸실주택 등을 고려했을 때 연평균 적정 주택 수요량은 39만 가구인데 2008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로 연평균 27만 가구만 공급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올해는 주택 공급물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 공급과잉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의열 주택협회 정책실장은 “올해 공급물량 감소와 잠재 수요층 증가로 주택 수요는 충분한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이 금리 부담으로 피해를 입기 전에 집단대출 규제 방침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선·김순환 기자 wowjota@munhwa.com
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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