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쇼박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지난해 매출액순) 등 국내 ‘빅4’ 투자배급사들은 올해도 각 시즌별로 한국 영화 대작을 내놓고 치열한 흥행 경쟁을 벌인다. 아직 여름, 추석, 연말 등 구체적인 개봉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즌별 특징과 영화 내용을 분석해 가상 ‘대진표’를 짜봤다.

설 연휴에는 일찌감치 개봉(21일)한 휴먼드라마 ‘오빠생각’(NEW·감독 이한)을 비롯해 가족드라마에 SF를 결합한 ‘로봇, 소리’(27일 개봉·롯데엔터테인먼트·감독 이호재), 범죄 코미디 ‘검사외전’(2월 3일 개봉·쇼박스·감독 이일형) 등이 맞붙는다. CJ E&M은 이번 설 연휴에 한국 영화를 내놓지 않고,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시리즈 ‘쿵푸팬더3’를 배급한다. 황정민, 강동원 등 ‘거물급’ 배우들을 내세워 연휴 코앞에 개봉하는 ‘검사외전’의 흥행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누명을 벗기 위해 감옥에서 만난 사기꾼과 손을 잡는 내용을 담았다.

일반적으로 여름시즌에는 많은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 오락영화가 강세를 보인다. 또 ‘명량’, ‘암살’ 등과 같이 영화적 의미가 큰 작품들도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CJ E&M은 리엄 니슨이 맥아더 장군 역을 맡은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을 여름시즌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니슨과 함께 이정재, 이범수, 정준호, 추성훈 등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순제작비 130억 원대로, 팽팽한 첩보전을 다룬다.


CJ E&M은 앞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로 여름시즌의 포문을 열 전망이다. 김민희, 하정우가 주연을 맡고, 신인 김태리가 파격적인 연기를 펼친 이 영화는 약 120억 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백작에게 고용된 하녀 등을 둘러싼 이야기를 펼친다. 수위 높은 정사 장면이 담긴 이 영화는 극성수기에는 맞지 않아 5월 칸국제영화제에 출품한 후 6월쯤 개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쇼박스는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하정우와 호흡을 맞춘 순제작비 80억 원대의 ‘터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널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는 내용의 재난영화로, 김 감독 특유의 유머코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아직 촬영 중이어서 개봉 시기가 조금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어 설경구와 김남길이 주연을 맡은 순제작비 60억 원 규모의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두 배우가 사고로 기억을 잃어가는 연쇄 살인범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낸다.

NEW는 순제작비 89억 원을 투입한 ‘부산행’(감독 연상호)과 38억 원을 들인 ‘장산범’(감독 허정)으로 여름시즌을 맞는다. 공유, 마동석, 정유미, 최우식, 김의성 등이 출연하는 ‘부산행’은 바이러스가 온 나라를 덮은 재난 상황에서 부산행 KTX를 탄 사람들의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리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로, 염정아가 주연을 맡아 강한 모성애를 연기한다.

지난해 연이은 흥행 실패로 큰 손실을 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여름 ‘선수’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기생이 길러지는 과정을 담은 ‘해어화’(감독 박흥식)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 70억 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되는 이 영화는 한효주, 천우희 등 여배우들이 연기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메인 배경인 기생학교 ‘대성권번’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추석시즌에는 사극과 가족 영화가 잘되며 연말에는 따뜻하거나 ‘센’ 영화가 흥행 성공을 거둔다.

CJ E&M이 배급하는 강우석 감독의 20번째 연출작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추석시즌 맞춤형 영화다.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등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90억 원대의 순제작비로 백두산, 제주도 등 전국 팔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았다. 또 평생을 지도제작에 바친 김정호의 집념을 펼쳐내 큰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CJ E&M의 연말 주자는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남자 배우 5명을 내세운 ‘아수라’(감독 김성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제작비 90억 원대의 이 영화는 범죄 액션물로,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하는 나쁜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쇼박스는 곽경택 감독의 신작 ‘부활’을 추석시즌에 붙이고, ‘잉투기’ 엄태화 감독의 첫 장편상업영화 ‘가려진 시간’을 연말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약 70억 원을 들여 죽은 사람이 ‘희생 부활자’로 살아온다는 독특한 이야기를 펼친 ‘부활’에는 김래원, 김혜숙 등이 출연한다. 순제작비 40억 원대의 ‘가려진 시간’에는 강동원이 신비로운 이미지로 등장한다.

NEW는 125억 원을 투입한 ‘판도라’를 추석 혹은 연말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가시’를 연출한 박정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대재난 속에서 국가와 가족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김명민, 김남길, 정진영, 김대명, 김영애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또 임시완이 대출사기범으로 나오는 ‘원라인’(가제·감독 양경모)도 연말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45억 원의 순제작비를 쓴 이 영화는 빠르게 전개되는 오락영화로, 임시완과 함께 진구와 박병은이 출연하며 이동휘, 김선영 등 ‘응답하라 1988’ 멤버들도 나온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손예진, 박해일 주연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를 추석용으로 개봉한 후 연말에는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제작을 맡은 ‘사냥’(감독 이우철)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덕혜옹주’는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외롭게 생을 마감한 덕혜옹주의 삶을 조명한다. 시대극의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약 70억 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된다. 안성기, 조진웅, 손현주, 한예리, 권율 등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출연한 ‘사냥’은 34억 원대의 작품으로,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을 선보인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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