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없이 14년을 묵묵히 걸어온 프로그램이 있다. 2002년 4월7일 첫 방송을 시작해 햇수로 14년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아래쪽 사진·서프라이즈)가 31일 700회를 맞는다.
24일 방송된 ‘서프라이즈’ 699회의 전국 시청률은 9%(닐스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은 10.3%로 동시간대 1위. 방송인 유재석이 진행하는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재방송과 KBS 2TV ‘출발 드림팀2’보다 앞섰다. 방송가에서 ‘서프라이즈’는 ‘소리없이 강한 프로그램’으로 통한다.
‘서프라이즈’는 지난 14년간 3000개가 넘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비롯해 역사 속 비밀, 비틀스 제5의 멤버로 불렸던 남자와 노숙인 생활을 하는 키아누 리브스 등의 사연을 전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요일 오전 11시쯤 뜻밖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라온다면 십중팔구 ‘서프라이즈’에서 소재로 다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서프라이즈’는 재연 배우와 성우들의 일자리도 보장해준다. 최근 MBC ‘무한도전’의 멤버 유재석과 박명수가 ‘서프라이즈’에 특별출연하며 만났던 김하영(위쪽)과 김민진은 이 프로그램의 터줏대감이다. ‘재연배우계의 김태희’라 불리는 김하영은 2004년부터 10년 넘게 ‘서프라이즈’를 지키고 있다. 박명수는 그를 보자 “‘서프라이즈’의 김태희다. 미녀 역할 전문 배우”라고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서프라이즈’에 출연하는 재연 배우들이 다른 배우들에 비해 낮은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끊이지 않았다. 한동안 재연배우의 이름이 홈페이지에 게재되지 않았고, 2007년에는 ‘서프라이즈’에 출연 중이던 여재구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서프라이즈’의 가장 큰 위기는 2009년이었다. 당시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MC를 맡고 있는 김용만과 김원희가 하차한 후 녹화된 영상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요지부동이었다. ‘서프라이즈’가 들려주고 보여주는 이야기 자체에 매료된 시청자들에게 포맷 변경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프라이즈’는 ‘시청자들이 지키는 프로그램’이라 불린다. 2013년 4월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 등판 경기 중계로 사전고지 없이 결방되자 시청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당시 ‘서프라이즈 결방’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하는 글이 줄이어 올라왔다.
31일 방송되는 700회는 재연배우들이 직접 MC로 나서 ‘서프라이즈’의 뒷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MBC 관계자는 “‘서프라이즈’는 최근 단행본이 출간될 정도로 고정팬이 많다”며 “700회에서는 팬들이 뽑은 베스트3 에피소드 등을 전한다”고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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