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 사실상 압박 나서
北核제재 동참 유도할 무기
최근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를 공론화하는 배경에는 급격한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뿐 아니라 미묘한 갈등기류가 흐르고 있는 한·중 관계의 변화도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에 소극적인 중국을 움직일 보다 강력한 카드가 필요하고, 미국이 적극적으로 한반도 방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사드 카드는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문제를 공식 거론한 데 이어 한민구 국방장관이 25일 “군사적 관점에서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받으면서 사드 논의는 전례 없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 장관의 사드 배치 검토 필요 발언은 미국으로부터의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3NO’ 원칙에서 변화된 정부의 생각과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에 배치를 결정하고 우리 국방부 또는 정부에 협조를 요청해 오면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 장관의 사드 배치 검토 발언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억제와 대응능력을 향상하는 대책 마련 차원에서,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군사적 차원에서 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추구해왔던 친중 외교의 민낯이 북 핵 실험 국면에서 드러난 것과 무관치 않다. 중국이 북한에 건설적 역할을 하도록 압박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무릅쓰고 벌인 중국 전승절 ‘망루외교’조차 한계를 보임에 따라 정부가 쓸 수 있는 희소성 있는 대중 압박수단으로 사드 카드를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도 분명해지고 있다.
북한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을 명분 삼아 정부가 사드 배치론에 군불을 때면서 반발하는 중국에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만 사드 문제는 중국의 대북제재를 견인하는 동시에 중국의 반발심리를 자극하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도 대중 압박 수위와 속도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27일부터 중국을 방문, 대북 제재 수위와 폭을 놓고 미·중 간의 담판을 예고하고 있다는 면에서 한·미의 사드 논의는 중국을 설득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워싱턴 조야에서도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사드 배치론을 연일 강조해왔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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