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검사로 진위 확인
GAP로 안전성까지 인증
“가격이 하락해도 관련 업체에서 거들떠보지 않고 있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경북 영주시 장수면에서 백수오(사진)를 재배 중인 전하원(64) 씨는 27일 “지난해 백수오 파동 전 600g당 2만4000원이던 가격이 올해는 1만5000~1만8000원으로 내려가도 전혀 팔리지 않아 창고에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주시 농산물 우수관리(GAP)약초연합회장인 그는 1993년부터 3000㎡ 규모의 밭에서 백수오를 생산하고 있다. 전 씨는 “이런 일은 처음으로, 일반 약초는 5% 정도 다른 것이 섞여도 유통되는데 백수오만 100% 진품을 요구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영주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백수오의 80% 이상을 수매해 거래하는 영주농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농협 관계자는 “일부 수매한 백수오의 거래가 전혀 되지 않아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지난해 이엽우피소를 섞은 가짜 백수오 파문이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백수오 최대 주산지인 영주시가 안전성 확보와 명예 회복에 나섰다. 영주시에는 지난해 말 기준 342농가에서 156.4㏊에 걸쳐 백수오를 재배하고 있다. 연간 188t을 생산해 전국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영주시는 진품 백수오의 판로 확보를 위해 이달부터 오는 3월까지 전체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유전자검사에 나섰다. 수확·가공한 뒤 건조해서 보관 중인 농가를 읍·면·동 담당 공무원이 방문, 시료를 채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인한 영주시 지정 유전자검사 민간기관 3곳을 통해 백수오 진위를 검사하는 것이다. 또 백수오 우수 종근(3120㎏)을 농가에 공급하고, 안전한 백수오 생산을 위해 GAP 인증을 지난해 108농가에서 올해는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확기, 세척·탈피기, 건조기 등을 재배농가에 지원해 품질 경쟁력도 높여 주기로 했다. 영주시 관계자는 “고령자와 부녀자 농가에는 농산물 이력추적등록을 유도해 순도 높은 백수오를 생산하게 하고 수확한 이후에는 이엽우피소가 섞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주=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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