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베어낸 논바닥이 누군가의 말년 같다



어느 나라의 차상위계층 안방 속 같다



겨울 내내 그루터기가 물고 있는 것은 살얼음 속의 푸르던 날



이 세상 가장 아픈 급소는 자식새끼가 제 약점을 고스란히 빼다

박을 때



그래서 봄이 오면 농부는 자기 생을 이식한 흉터를 무자비하게

갈아엎고 논바닥에 푸른색 도배를 하는 것이다



등목을 하려고 수건으로 탁, 탁 등을 치는 순간 감쪽같이 그의

등판에 업혀 있는 그루터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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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64년 경북 영주 출생. 2007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 시집 ‘지붕의 등뼈’ ‘슬픔을 말리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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