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에 서세평(가운뎃줄 오른쪽 두 번째) 주제네바 북한 대사가 참석해 있다. 이날 북한은 4차 핵실험과 관련해 회원국 대표들로부터 강도 높은 규탄을 받았다.   연합뉴스
26일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에 서세평(가운뎃줄 오른쪽 두 번째) 주제네바 북한 대사가 참석해 있다. 이날 북한은 4차 핵실험과 관련해 회원국 대표들로부터 강도 높은 규탄을 받았다. 연합뉴스
구체일정은 아직 확정 안돼
‘이제 남은 것은 북한뿐’
국제사회에 일종의 시그널

韓기업 진출 지원도 협의


박근혜 대통령이 핵협상 타결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을 전격 방문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경제’와 ‘북핵’의 이중 포석을 안고 있다. 북한 핵 문제의 이란식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건설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체들의 이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현재 이란 정부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올해 상반기 중에 이뤄질 전망이다.

27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박 대통령이 이란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이다. 정 대변인은 방문 시기와 관련해 “추가적인 것은 확정되면 알려드리겠다”고 답했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올해 상반기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지난해 7월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국제사회가 본격적인 제재해제 논의를 시작하면서 추진됐다. 청와대는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 독일)과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은 교착상태인 북핵 문제 해결에도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핵무기 개발단계인 이란과 핵무기 개발을 사실상 완료한 북한과는 핵 개발 프로그램의 진척 정도가 다르지만 국제사회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자체는 국제사회에 대해 ‘이제 남은 것은 북한뿐’이라며 북핵 문제에 대한 주의 환기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 기업의 이란 진출 및 지원 등 경제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집중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3일 이란을 찾아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교역 규모를 향후 10년 안에 6000억 달러(약 720조 원)로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오는 6∼7월쯤 이란 방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인구가 8000만 명으로 중동 최대 내수시장을 갖고 있다. 서방국가들의 제재로 묶여 있던 자금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등에 대거 풀리면서 연간 6∼8%대의 고도성장이 예상된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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