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세종로 소공원 인근에서 열린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수도권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세종로 소공원 인근에서 열린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수도권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④ 도심집회 만성화불법시위 변질땐 차벽 등 동원
경찰 “물리적충돌땐 엄정 대처”

작년 민중 총궐기 부상자 속출
경찰버스 등 차량 50대 부서져
전문가들 “합법 집회 유도해야”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최근 정부의 ‘2대 지침’에 반발해 노동계가 29∼30일 도심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경찰은 이날 집회가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되면 ‘차벽’이나 ‘살수차’ 등을 동원해서라도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11·14 민중총궐기 대회’에 비하면 규모가 작고, 동력도 크게 떨어졌지만, 노동계가 정부 ‘2대 지침’에 워낙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물리적 충돌 발생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28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각각 29일과 30일 서울역 광장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조합원 2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개혁 저지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노동개악 저지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연다.

양대 노총이 도심 집회를 예고함에 따라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빚어진 폭력사태와 같은 물리적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는 경찰 추산 6만8000명, 집회 측 추산 13만 명이 몰려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졌다. 지난해 11·14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파손되거나 집회 참가자들에게 빼앗긴 경찰 장비 손해 추정액은 총 3억8960만 원(버스 3억6900만 원, 장비 206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위과정에서 경찰 버스 등 차량 50대가 완파 또는 반파됐고, 무전기·경광봉 등 경찰 장비 231점이 파손되거나 시위대에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장비 파손뿐만 아니라 폭력 집회로 인해 도심 기능이 마비될 정도로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서울 시내 주요 대학에서 2016학년도 대입 논술과 면접시험이 진행돼 수험생과 학부모들도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폭력시위 현장 인근 상점들은 장사가 되지 않아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노동계가 주최하는 이번 도심 집회가 지난 민중총궐기 때와 같은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 민중총궐기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 여론 때문에 대규모 폭력사태로 번지지는 않겠지만, 전문 시위꾼들이 과격시위를 유도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면서 “혹시 모를 폭력사태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경찰이 시위대 측에 합법 집회가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번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인원이 상경할 것으로 보고 경찰력을 대규모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복면을 착용한 채 폭력·과격 시위를 하는 참가자를 최우선적으로 체포하고, 쇠파이프 등 위험한 시위 도구를 소지한 사람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등 불법 집회에 대해선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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