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와 일부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26일 서울 강서구의 한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일과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중앙정부와 일부 지방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26일 서울 강서구의 한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일과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2개월치 예산 편성 등
교육청·지방의회 ‘꼼수’

“예산줬으니 전액편성을”
교육부도 원론만 강조
새로운 방안 제시 못해

“두달 지나면 또 혼란…
근본해결책 협의” 여론


최근 계속되는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혼란과 관련, 각 지역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는 2개월 정도의 ‘찔끔 예산편성’이라는 미봉책만 내놓고 있고 정부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예산을 줬으니 전액 편성하라’는 원론만 강조하고 있어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치원·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은 연일 거리로 나가 시위와 면담을 계속하고 있어 결국 어린이와 학부모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교사 월급을 못 줄 위기에 놓인 사립유치원에 임시방편으로 사실상 금융기관 대출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최근 남경필 지사의 결정에 따라 일단 도 예산으로 어린이집 2개월 치를 부담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산하 시·군에 지원하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27일 광주시교육청이 편성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3개월 치 174여억 원을 원포인트 본회의를 개최, 통과시켰다. 전남도의회도 2월 4일 임시회를 열어 교육청이 추경예산으로 편성한 유치원 5개월분 200억 원과 어린이집 5개월분 400억 원 등 600억 원을 추경예산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에도 유치원 예산 2개월 치를 우선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각 지역 교육청과 의회가 임시방편만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계 한 인사는 “금융기관 대출을 허용하고 몇 개월 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지금의 혼란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임시방편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몇 달만 지나면 이 같은 혼란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는데 시간벌기식 방안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답답하기는 교육부도 마찬가지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뤄진 누리과정 예산 관련 브리핑에서 “일부 교육청과 지방의회에서 2개월분만 편성하거나 어린이집을 제외한 유치원 예산만 편성하려 하나 이는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임시방편”이라며 “근본적 해결을 위해 예산 전액을 조속히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교육감은 ‘교육부가 누리과정 소요액을 주지 않았다’ ‘교육청 재원이 부족하다’ ‘국고로 누리과정을 책임지라’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으나 재정적 측면에서 이는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차관이 이날 밝힌 내용은 교육부가 이미 기자회견 등을 통해 3~4차례나 밝힌 내용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최근의 누리과정 사태를 보면 교육청, 지자체, 의회, 교육부 등이 매일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