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쿡 쑤시고 수포 날 땐 대상포진
어깨·무릎·손목 급성 통증은 힘줄염

- ‘명절의 시한폭탄’ 대상포진
근육통과 달리 몸 한쪽만 통증
3일 이내 병원 찾아 치료 받아야

- ‘반복 노동의 질환’ 힘줄염
전 뒤집는 등 관절 과다 사용시 발병
찜질 등 물리치료땐 쉽게 가라앉아


#주부 A(54) 씨는 지난 설 명절 직후 아찔한 경험을 했다. 좁은 부엌에서 대가족이 먹을 음식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르느라 힘든 줄도 몰랐다가 명절이 끝나고 나니 통증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무리해서 온 명절증후군이겠거니 여겨 파스를 붙이고 며칠 쉬었지만 한쪽 옆구리에 띠 모양의 물집이 생기고 수십 개의 바늘로 쑤시는 듯한 고통이 극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A 씨는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그 후로 몇 달은 외출도 자제한 채 통원 치료를 해야 했다.

#50대 주부 B 씨는 해마다 명절을 앞두고 의례적으로 파스를 산다. 차례 음식과 손님맞이 준비를 위해 장 보기부터 시작해 전 부치기, 상 치우기, 설거지까지 허리 한 번 펼 시간 없이 일하며 보내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가사노동의 강도가 심한 명절 연휴를 치르고 난 뒤 어깨와 손목, 팔꿈치 등에 나타나는 통증을 뼈나 관절, 근육의 이상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급성 힘줄염이었다.

힘줄염은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등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발생 부위가 관절의 위치와 비슷해 관절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명절이 지나면 누구의 아내이거나, 또는 어머니 등이 몸져눕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지는 명절을 힘들게 보내면서 평소 약했던 신체 기관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피곤함이 심해졌다거나, 평소에 앓고 있던 통증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곧 다가올 설 명절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 주부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명절 시한폭탄 대상포진 = 대상포진은 외부의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해 발병하는 일반적인 다른 바이러스 질환과는 달리, 어렸을 적 수두를 일으킨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병한다.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남성보다 여성에게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힘든 명절을 보내고 난 중년 여성에게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크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명절증후군의 대표 증상인 근육통과 매우 흡사해 확진이 쉽지 않다. 하지만 명절 후 근육통은 신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최대 1∼2주를 넘기지 않는 것에 반해 대상포진의 통증은 몸 한쪽에만 집중되고 통증 부위에 발진이나 물집이 생긴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통증의 강도가 훨씬 강하다는 점도 명절증후군과 다른 대상포진 통증의 특징이다. 대상포진을 명절증후군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이러한 통증이 짧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대상포진의 가장 흔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피부병변이 치유된 후 1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 대상포진은 조기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고 통증 및 후유증 발생 빈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피부에 물집이 발생한 뒤, 3일(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평소와 다른 통증이 느껴진다면 명절증후군으로 가벼이 여기지 말고 몸 한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물집이나 발진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미리 예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명절 장보기, 차례상 차리기 등은 가족들과 함께 나누어 하고 일하는 동안 자주 자세를 바꾸며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명절 기간에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또 50세 이상이라면 예방접종으로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대상포진 예방백신은 1회 접종으로 나이에 따라 약 70∼51%로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분주한 주부들에게 잦은 ‘힘줄염’ = ‘힘줄염’은 단순 급성 통증이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찜질 등 적절한 물리치료가 병행되면 금방 가라앉는 편이지만 평소 관절이 약한 사람들의 경우 질환이 심해져 고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표적 힘줄염인 건초염은 반복된 충격이나 사용으로 인대 혹은 주변 힘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초는 인대가 관절 부위를 지나갈 때 마찰을 줄여주기 위해 만들어져 있는 일종의 윤활막이다. 직업이나 생활 습관에 따라 자주 쓰는 관절 주변, 즉 어깨나 무릎·손목·손가락 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의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다 보면 지나친 마찰로 인해 미세한 손상이 관절에 계속 쌓이면서 건초에서 염증 반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작은 외상이나 자극의 누적이 원인이 돼서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손목·어깨 건초염은 명절에 재료를 준비하거나, 전을 뒤집는 등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뒤 자주 나타난다. 명절 이후 무리한 관절과 몸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이상 증후가 나타날 때는 병원을 찾아 진단받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김태호 부평힘찬병원 부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명절 가사노동으로 인해 반복적인 힘이 가해지면 근육이 계속 긴장돼 급성 힘줄 손상이 발병할 수 있으므로 주부들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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