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 연세대 교수·경제학

지난 1월 29일 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1%에서 -0.1%로 내렸다. 2009년 스웨덴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한 이후 덴마크, 스위스, 그리고 유로존의 19개국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했고, 이번에 일본이 동참한 것이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는 총리가 되면서 대규모 양적완화, 재정긴축, 구조개혁 등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발표했다. 2013년 구로다 하루히코가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한 이후 2%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물가가 떨어지면 부채의 실질 부담이 커져 경제 위기가 발생한다. 과도한 국가채무로 재정정책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 부양의 유일한 해법은 양적완화를 통해 완만한 물가 상승을 유도하고 국채 매입 등으로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추가함으로써 아베노믹스의 효과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돈이 금융권에 머물지 않도록 유도해서 소비 증진이나 신용 창출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예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보유하거나, 금융기관이 대출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 그동안 유럽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예상대로 대출을 증가시키고 국채 금리도 마이너스로 떨어뜨려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이후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의 환율은 약 30% 이상 올랐다가 최근 떨어지자 이번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전격 발표했다. 이 기간에 유로화는 미 달러화 대비 약 20% 이상 가치가 떨어졌다. 덴마크, 스위스 등 다른 나라의 통화 가치도 약 6%에서 30%까지 떨어졌다. 반면,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는 그 기간에 11% 정도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다. 2015년 1~11월 중 일본에 대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나 급감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도 1월 21일 물가상승률 수준을 2%에서 안정시키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가적인 확장적 통화정책을 시사한 바 있다. 저성장과 자본 유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의 인민은행은 지속적으로 공개 시장조작과 중앙은행 대출 제도를 통해 시중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지난 1월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 사실 전 세계가 금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만 금리를 올리는 것도 부담일 것이다. 미국은 통화가치 상승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금리 인상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각국의 금리정책을 강 건너 불 보듯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차는 크지 않다. 이 점에서 시장은 금리 하락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내외 금리의 차이로 인해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도 크지 않다. 물가상승률도 물가안정 목표보다 낮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1.5%로 사상 최저지만 추가적인 인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가계부채 문제도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 정책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추가적인 경기 종합대책을 세워 수출과 내수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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