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외정책에 고려” 가세
核실험한 北제재 문제가
‘사드프레임’으로 변질돼
전문가 “사드는 주권문제
미·중관계와 분리접근을”
북한의 ‘1·6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둘러싼 갈등에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로 동북아 안보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이미 회귀 조짐을 보이던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사드 배치 문제로 고착화되는 기류다. 사드 배치를 공공연하게 반대해왔던 중국은 물론 러시아까지 가세함으로써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북한이 4차 핵 실험 이후 8∼25일 중 장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예고하는 등 릴레이 도발이 이어지면서 사드 배치를 요구하는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자칫 동북아 미·중 역학 다툼에 휘말리기 쉬운 상황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결정은 한국 고유의 안보주권 행사이자 북핵 대응 차원의 결단임을 주변국에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한·미 간 공식협상이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러의 반발 기류는 심상치 않다. 지난달 관영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사드 배치 시 한·중 간 신뢰손상을 거론한 데 이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다른 국가(중국)의 안전이익과 지역의 평화안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것은 한국이 미·일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통한 대중 포위구도에 동참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추스바오는 사드에 대해 “중국의 미사일 억제력이 약화하고 동북아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2일 사드 문제에 대해 “이런 결정이 앞으로 지역 내에서 러시아의 대외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고려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북한의 핵 실험 이후 논의의 초점이 대북 제재에서 사드를 둘러싼 미국 대 중·러 간의 전략 경쟁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역내 패권 경쟁에만 쏠려있던 사드 배치의 프레임을 ‘북핵대응 및 국가안보’로 다시 옮겨와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역내 미·중 패권경쟁은 엄연히 상존하는 현실이지만, 사드 논란의 포커스를 여기에만 맞출 경우 국익·안보 차원의 문제에 대한 결정을 오히려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핵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 의도를 내비침으로써 사드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명분도 서게 됐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3일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갖추는 논리 이상으로 나갈 필요도 없고, 너무 눈치 보듯 가면 안 된다”면서 “엄중한 안보도전에 맞서서 어쩔 수 없이 취할 수밖에 없는 대안으로 얘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원장은 “사드는 순수 우리의 안보적 차원에 국한해야지, 한·중 및 미·중 관계까지 확대해 해석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중국이 북핵 대비용으로 한국에 배치되는 레이더 탐지능력을 문제 삼아 아이 나무라듯 경고하는 것은 대국논리일 수밖에 없고, 정부는 이런 시비에 대해 애초부터 안보 주권 논리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인지현·유현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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