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스캔들’ 등 신뢰 하락
‘정직·청렴’ 샌더스에 표 뺏겨


1일 치러진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 힐러리 클린턴(사진) 전 국무장관(49.8%)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49.6%)을 단 0.2%포인트 차로 이기자 미 언론들은 ‘클린턴의 신승’ ‘사실상 클린턴의 패배’ 등이라고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0.2%포인트 차이는 한때 무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후보(클린턴 지칭)의 약점을 드러내는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클린턴 전 장관의 신승은 75세인 노장 샌더스 의원에게 밀레니엄 세대(1980년대 초반 이후 출생 세대)의 표심이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NN 출구조사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65세 이상 노년층과 45~64세 중년층 유권자들에게 각각 58%, 69%의 득표율을 얻어 샌더스 의원을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40대 밑으로 내려갈수록 강했다. 30~44세 유권자층에서 58%의 지지율을 얻어 클린턴 전 장관(37%)을 21%포인트 차로 앞지르더니, 29세 이하 청년층 유권자들로부터는 무려 84%의 지지를 받아 클린턴 전 장관(14%)을 압도했다.

뉴요커는 “‘미국식 민중의 힘(people power)’이라는 기치를 내걸어온 샌더스 의원이 아이오와 코커스를 통해 민주당의 40세 이하 진영을 완전히 사로잡았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메일 스캔들과 퇴임 후 고액 강연 논란 등을 빚으며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신뢰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대기업·백만장자 등을 통한 슈퍼팩(정치자금 후원) 활동과 친(親)월가 행보는 그를 구태의연한 기득권 정치인의 이미지에 갇히게 했다.

이는 ‘1%의 소수 엘리트의 지배와 불평등이 만연하는 미국 사회를 바꾸겠다’는 구호 아래 정직과 청렴의 이미지를 내세워온 샌더스 의원이 개인들의 소액 기부금으로 선거자금을 꾸려온 점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과거 여론조사에서 기성 정치인에 대해 싫증을 보이는 무당파일수록 클린턴 전 장관보다 샌더스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편 박빙의 승부 탓에 샌더스 의원 캠프는 재검표를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 의원도 이날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주로 떠났지만, 아직 자신의 패배를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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