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熱河日記) = “조선 정조 때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를 다녀온 뒤 쓴 여행기. 여행기의 진수이자 조선에서 나온 문장 중 최고의 문장이다. 또한 중국과 조선, 동양과 서양의 문명적 마주침을 ‘리얼’하게 경험할 수 있다. 문명 얘기를 하면 기술적인 부분만 드러나고, 인생 얘기를 하면 문명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열하일기는 청나라문명, 동양문명에 대한 비전(vision)이 나오면서도 인생의 지혜가 녹아 있다. 본래 여행이란 건 길 위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낯선 곳에 가서 문명에 대해 사유하고, 인생을 통찰하는 것이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열하일기는 여행이란 바로 이런 것이란 사실을 알려 준다.”
◇장자(莊子) = “장자를 은둔과 도피의 철학이라고 많이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삶의 한복판에서 자기 운명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끌어갈 수 있는 기예(技藝)를 담고 있다. 장자는 신체적 기형인 자도 자기 본성을 완전히 구현해 결핍을 못 느끼는 존재가 되는 길을 제시한다. 인간의 본성, 잠재력이 이런 식의 해방을 가능케 하는구나 감동을 얻을 수 있다. 장자 이후 인간은 이런 윤리를 제시하지 못했고, 돈 같은 외부적인 것으로 채우려 하고 있다. 청춘들은 이 책에서 외물에 의존하지 않고 나 자체만으로도 충만하다는 것을 깨닫고, 삶의 능동성에 대해 배우게 될 것이다. 또 장자는 디지털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기도 하다. 디지털은 파동이고, 카오스다. 이는 장자가 보는 세계관과 같다. 파동의 시대에 운명과 더불어 리듬을 탈 수 있는 책이다.”
◇서유기(西遊記) = “중국 4대 기서 중 삼국지를 가장 많이 읽지만, 서유기가 훨씬 재미있다. 삼국지가 국가를 세우는 문제를 다뤘다면, 서유기는 인간의 근원적인 해방에 대한 것이다. 너무도 통속적인 캐릭터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은 분노, 탐욕, 어리석음 등 인간의 탐진치(貪瞋癡)를 대변한다. 이 세 주인공이 삼장법사를 따라서 10만8000리를 가면서 탐진치로부터 해방된다. 구원의 길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현한 책은 서유기밖에 없다. 또한 서유기는 모든 인간이 원초적으로 구도자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현대사회로 올수록 인간은 마음, 탐진치 때문에 아프다. 치유의 길은 적당히 ‘힐링’해선 안 되고, 스스로 구도자가 돼야 한다. 세상은 점차 기술적이면서도 영성(靈性)인 세계가 될 것이다. 모든 인간이 자기를 구도하는 길로 나서는 게 바로 영성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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