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막말은 상대방에겐 찔린 칼끝과도 같다. 상처도 아물지 않고 그저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다. 반면 고운 말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도 한순간에 눈 녹듯이 녹아내린다.
국내 골프장 캐디들 조사에 의하면 언어폭력이, 성희롱, 지연 플레이어보다도 더 싫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45%에 가까운 캐디들이 막말이 제일 싫다고 했다. 이는 비단 캐디뿐만 아니라 동반 플레이어들도 막말하는 골퍼와 라운드하기를 제일 꺼린다.
요즘 사업가이자 정치인 도널드 트럼프는 막말 파문의 중심에 서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18개 골프장을 소유한 트럼프는 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선거전에 나서면서 종교, 정치, 인종을 가리지 않고 쏟아 내는 막말 파문으로 인해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는 대회를 열지 않겠다는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열릴 예정이었던 브리티시오픈 개최지 턴베리골프장도 트럼프 소유 골프장이어서 제외시켰다. 앙헬 미겔 히메네스도 동반 플레이어의 캐디에게 “닥쳐”라는 막말을 했다가 지탄과 함께 명예를 동시에 잃었다.
반면에 따듯한 말 한마디로 인해 더더욱 가까워지기도 한다. 이처럼 말이란 양면성을 지녔다. 나쁜 말은 독이 된다. 좋은 말은 약이 된다. 또한 화를 자초하거나 복을 가져다주는 것도 바로 말 한마디이다. 이번 명절엔 서로가 말조심하고 골프장에서도 캐디와 동반 플레이어에게 좋은 말만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A 후배에게 “난 가고 싶어도 부모님이 안 계신다. 문 열어 놓고 기다리실 부모님을 생각해서 다녀오라”며 골프 라운드를 거절했다. 지금쯤 A 후배는 가족과 함께 경부고속도로 어딘가를 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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