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엠스포츠 대표가 지난 1일 경기 하남시 본사에 마련된 제품전시실에서 캐디 백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김용수 ㈜엠스포츠 대표가 지난 1일 경기 하남시 본사에 마련된 제품전시실에서 캐디 백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김용수 ㈜엠스포츠 대표

‘몸짱 CEO’로 불리는 김용수(39)㈜엠스포츠 대표는 골프용품 제조 판매 회사 설립 4년 만에 연 매출 50억 원대로 성장시킬 정도로 사업수완도 좋다.

김 대표 회사는 서울 강동구 길동에서 길 하나 건너로 맞닿은 경기 하남시에 위치해 있다. 지난 1일 이곳에서 만난 김 대표는 “회사가 누추하다”면서도 업무를 보기엔 그만인 곳”이라고 묻지도 않은 답을 했다. 김 대표는 골프장 등 외부로 다닐 일이 많아 이곳을 택했다고 했다. 186㎝의 훤칠한 키의 김 대표와 악수를 하면서 먼저 물어본 말도 “혹, 모델 출신이 아니냐”고 물었을 정도로 그는 여느 CEO들에게서 풍기는 외모는 아니었다. ‘훈남’이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는 뜻맞는 친구들과 2002년 설립했다. 요즘 가장 ‘뜨고 있는’ 골프 브랜드 ‘카스텔바작’ 골프용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회사에는 알록달록하다 못해 한눈에 쏙 들어올 만큼 화려한 컬러의 골프 백과 골프화가 시선을 끌었다. ‘카스텔바작’은 프랑스 의류 디자이너인 장 샤르 카스텔바작에서 따온 이름으로 일찌감치 국내 기업에서 들여왔지만 몇 해 전 패션전문 기업 형지그룹이 국내 라이선스를 딴 이후 브랜드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의류는 형지그룹에서 생산 판매하지만 의류를 제외한 골프 백과 골프화, 가방, 모자, 장갑 등을 판매하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여러 종류의 골프클럽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골프용품 업체에서 10여 년 동안 샐러리맨 생활을 하며 골프업계에 발을 들인 김 대표는 다니던 회사 경영이 어려워 독립을 택했다. 골프는 영업사원 시절이던 2000년 초 시작했다. 제대로 골프를 한 것은 몇 년 되질 않았지만 “장타 하나만큼은 자랑할 수 있다”고 했다. 요즘도 평균 270m는 족히 보낸다. 그래서 장타에 얽힌 에피소드가 많다. 골프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부터 파4 홀에서 원온을 시킨 게 여러 차례. 한번은 310m짜리 파4 홀이었지만 경기 진행을 재촉하며 동반 캐디가 “쳐도 된다”며 경기진행에 협조해달라고 애원하는 통에 드라이버를 휘둘렀다가 볼이 그린까지 곧바로 날아가 퍼팅을 하던 앞 팀 골퍼 골프화를 맞힌 적도 있다. 캐디는 잿빛이 된 얼굴로 “프로들도 이 정도 멀리 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그래서 김 대표는 파4 홀에서는 주로 ‘말구(末球)’를 친다. 거리가 너무 나기에 앞 팀이 그린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샷을 하는 편이라는 얘기. 한번은 경기 포천의 포레스트힐 골프장에서 500m짜리 파5 홀에서 티샷을 날린 다음 가보니 내리막 지형의 언덕을 넘어가 홀까지 180m를 남겨두고 7번 아이언으로 2온 시킨 적도 있다. 내리막을 감안할 때 캐리로만 280m를 보냈고, 40m를 더 굴러갔던 것. 그래서 그의 골프 백에는 드라이버를 빼고 우드나 유틸리티 클럽이 없다. 3번 아이언으로만 220m, 피칭 웨지로 130m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퍼터도 독특하다.

장타 비결을 묻자 그는 인터뷰 도중 겉옷을 살짝 들추며 나타난 군살 없는 복근을 가리켰다. 골프를 하기 전 취미로 복싱을 8년 동안이나 했고, 요즘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1주일에 서너 차례 두 시간씩을 할 정도로 몸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김 대표는 하지만 롱 게임에 비해 쇼트게임이 약점이란다. 월등한 비거리도 컨디션에 따라 방향성에 기복이 있고, 퍼팅은 약한 편이다. 그래서 그는 퍼터를 7번 아이언 길이와 같은 37인치짜리 샤프트를 쓴다. 그의 스코어는 10년 가까이 ‘80대’에서만 맴돈다. 베스트 스코어는 80타다. 필드에서는 아직 70대 스코어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스크린 골프를 칠 때면 보통 10언더파 정도는 칠 정도로 스크린 골프 고수다. 스크린을 치는 이유는 ‘간편함’ 때문이다. 만나고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좋다. 일이 바빠 친구나 지인들을 스크린골프장에서 자주 만나는 편이다. 김 대표는 “스크린 골프는 방향을 잡아주는 기능이 있어 실제 코스에서보다 스코어가 잘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급속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탄탄한 유통망 덕분. 전국에 거래하는 매장 수가 골프장 150곳을 비롯해 백화점과 일선 골프숍까지 포함하면 500개가 넘는다. 이 덕에 연간 골프화는 2만 족, 골프 백 도 비교적 ‘고가’인 100만 원이 넘지만 해마다 2000개 이상 팔고 있다.

김 대표가 만든 골프용품은 여성 고객이 80% 이상이다. 김 대표가 ‘여심’을 잡기 위해 제품을 만들 때부터 디자인뿐 아니라 색상도 고려한 덕분이다. 매년 본사에서 콘셉트와 몇 가지 컬러 패턴을 제공해 주지만 실제 골프 백 등 만드는 제품은 디자이너와 김 대표가 머리를 맞대 온갖 상상을 발휘해서 컬러나 디자인을 입히는 편이다. 그래서 하나의 샘플을 만드는 데만 한 달이 걸릴 만큼 정성을 쏟는다. 이런 차별화가 여심을 사고, 도약할 수 있는 비결이 된 것이다. 여성들은 골프 백도 이처럼 화려한 제품을 선호하는 데 착안, 골프 백 포켓을 인형을 테마로 넣거나 지퍼를 달아 톡톡 튀는 감성으로 재미있게 만들었고, 이런 화려함이 성공 요인이 됐다. 120만 원짜리 캐디백이 팔리는 것도 온라인 판매를 철저히 배제했다. 눈앞 이익보다 미래를 보기 위해 세일 없는 고가의 가격정책을 유지한 고집도 한몫했다.

올해엔 꼭 한번 70대 스코어를 치고 싶다는 김 대표는 “이미지가 좋아진 이유도 돈 벌려는 생각보다 제품다운 제품을 만드는 데 역점을 뒀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개발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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