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이하로 떨어져
16일 금통위 결정 주목
최근 발표된 내수·수출·물가 등 핵심 경기지표에서 하강 국면 진입을 알리는 ‘경고음’이 요란하게 켜지자,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및 물가에 대응해야 하는 한국은행을 대상으로 금리 인하 압력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같은 금리 인하 기대가 벌써 반영돼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인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금리를 통한 경기 대응에 한계가 따르고 가계부채 증가 등 금리 인하의 부작용이 더 크다는 기류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금융시장과 한은이 대립하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5일 한은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각종 경제 지표들이 뚜렷한 성장세 둔화 흐름을 보이며 경기 하강 리스크(위험)에 대응해야 하는 통화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내수의 경우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에 그쳐 10월(8.3%), 11월(5.6%)에 비해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로 주택시장도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출 지표는 더욱 악화됐고,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를 키우고 있는 물가 지표도 주저앉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2월호’에서 “일부 지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경기 하강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같은 경기 하방 압력은 채권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4일 시장금리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한은 기준금리(1.5%)를 밑도는 1.494%를 기록했다. 과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가 역전된 뒤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곤 했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를 포함한 한은 내부의 경기 대응 기조 및 분위기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통화정책은 모든 분야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날카로운 칼로, 한 번 휘두르면 많은 출혈이 불가피하므로 신중하게 써야 한다”며 “지금은 금리 인하에 따른 긍정적 요인보다 부정적 요인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이 같은 한은 기류의 변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금리 인하를 통한 소비 진작과 수출 증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기 때문에 한은 금통위원들이 성장과 물가, 대외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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