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日銀총재 ‘무리수’
증시·환율 호전안돼 고민


일본은행이 최근 경기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라는 초강수를 제시했음에도 일본 증시나 환율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의향만을 받아들여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무리수를 두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구로다 요시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1월 2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발표하기에 앞서 정권 측의 요청을 받고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란 사전 계획을 다 세워놨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런 계획은 같은 달 20일부터 구체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총리관저에서 열린 월례경제보고 각료회의에서 회의가 끝나자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구로다 총재를 따로 불러세워 뭔가 대화를 주고받았다. 익명의 한 회의참석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드디어 일본은행이 움직이는 건가”라고 직감했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다음 날 일본은행 실무진에 ‘추가 금융완화가 필요한 경우의 선택지’를 준비하도록 지시했으며 실무진은 ‘총재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마이너스 금리’라고 느꼈다고 한다. 1월 25일 실무진이 준비한 추가 금융완화 선택지를 놓고 열린 구로다 총재와 일본은행 금융정책 담당 간부들만의 회의에서 구로다 총재가 “이걸로 하자”고 지목한 금융정책은 역시나 마이너스 금리 도입안이었다.

금리를 결정하는 같은 달 28∼29일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한 반대가 심했다. 현재 일본 경제의 문제점은 금리가 아니라 ‘중국의 경기 감속이 원인으로 시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란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행 총재와 2명의 부총재, 6명의 심의위원으로 구성되는 금융정책결정회의 구조상의 한계로 구로다 총재는 2명의 심의위원만 설득, 마이너스 금리 도입 찬반 ‘5 대 4’라는 박빙의 결과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결정·발표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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