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사범대 12동 강의실. 핑크색 후드티를 맞춰 입은 여중생들이 칠판 앞에 모여 분필로 무언가를 빼곡히 적고 있었다. 3주 동안 열심히 가르쳐 준 대학생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글이었다. 이들은 또 정성스럽게 만든 카드도 전달했다. 카드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편지도 썼다. 카드를 전달한 학생들은 대학 기숙사에서 동고동락하며 함께 공부한 친구들에게 건넬 ‘롤 페이퍼’도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이들이 ‘스승의 은혜’를 합창할 때는 대학생 선생님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날 삼성이 사회와 신뢰를 지켜나가고 있는 ‘드림클래스 서울대 캠프’의 풍경은 이처럼 훈훈한 정들이 이어졌다.
드림클래스는 학습 의지는 높지만 교육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에게 영어와 수학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사로 참여하는 대학생에게는 장학금도 지원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이 특정 기업의 돈이라며 거부했던 바로 그 프로그램이다. 드림클래스는 과외 한 번 받아보지 못했던 시골 아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가르치는 대학생들도 가슴 벅찬 보람을 느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현장에는 이념도 그 어떤 사리사욕도 없었다.
삼성은 드림클래스가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나 단체든지 드림클래스의 주체가 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한다. 삼성의 ‘진정성’을 믿건 안 믿건 사회와 신뢰를 지켜나가기 위해 계속한다는 의지로 진행한 것이다. 삼성은 이날 문화일보 취재 중에도 아이들이 노출되면서 행여나 상처를 입을까 가장 조심스러워했고, 모두의 동의를 받고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서울대 캠프에 모인 학생들은 강원과 경기에 살면서 사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이다. 지난 8일부터 3주 동안 부모와 떨어져 서울대 기숙사에서 대학생 강사들과 합숙하며 총 150시간 동안 영어와 수학을 집중학습했다. 프로농구 경기도 관람하고, 연극 공연도 펼치고 다양한 문화체험도 곁들였다.
강원 양구군에서 온 전윤구 군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려는 나의 꿈을 찾았다”면서 “공부를 해야 할 이유를 여기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온 이세연 양은 “수학 점수도 엄청 많이 올랐지만 내가 어떤 사람이 돼야겠다는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들의 성적은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 대학생 강사로 참여한 김도은(서울대 자유전공학부 4학년) 씨는 “우리 반의 영어 성적이 첫 평가에서 평균 48점이었는데, 2차 평가에서 84점”이라고 자랑했다. 김 씨는 “아이들의 노력하는 과정이 아주 예뻐서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도와주고 싶었다”고 했다. 대학생 강사인 이정학(한양대 교육학과 2학년) 씨는 “수업을 준비하느라 밤잠을 제대로 못 잘 때도 잦았지만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고 고마움을 표현할 때 보람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삼성 드림클래스는 2016년 겨울캠프까지 중학생 4만4220명, 대학생 1만2335명을 지원했고, 올해 주중·주말교실을 통해 중학생 8000명, 대학생 1850명을 지원하고 여름캠프를 통해 중학생 1800명, 대학생 602명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 드림클래스는 교육 기회의 불균형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인식 아래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어 주려 한다”면서 “삼성 드림클래스에서 시작했지만 오픈 베이스로 기업과 사회와의 신뢰관계를 더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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