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북한의 기습적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정부가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남북 관계 경색에 따른 여파가 경제권에도 미칠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 1월에는 수출이 급감해 무역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세계 각국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 주도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세계 열강들이 몰려가고 있는 인도와 이란 시장에서도 뒷북만 치고 있다.
2030년까지 높은 경제 성장을 보여줄 시장이 인도네시아·인도·이란, 즉 ‘3I 시장’이다. 스탠다드앤드차타드에 따르면 2030년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인도가 세계 3위, 인도네시아가 5위로 부상하고, 인도의 2030년까지 평균 경제성장률이 9%, 인도네시아는 7%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센터(CEBR)의 2030년 세계 경제 전망에 따르면 2030년 인도의 GDP 규모가 세계 3위, 인도네시아 11위, 이란 26위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일본·한국·중국이 동북아시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동남아시장 플랫폼으로의 인도네시아, 서남아시장을 대표하는 인도, 중동에서 부상하는 이란이 이들 3국을 잇는 3I 시장으로 세계의 각광을 받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2억5000만 명으로 세계 4위 인구를 가진 자원 부국이다. 그동안 정치적인 불안정으로 경제 성장이 주춤했지만, 최근 정권 교체를 통해 정치 개혁과 함께 경제 발전에 대한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인도는 세계 2위, 약 13억 인구에 2030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과 경제 규모를 가지게 될 미래의 경제 강국이다. 최근 미국의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은 세계 18위, 약 8000만 인구와 세계 석유 매장량의 약 9.3%를 보유한 세계 4위의 산유국이다. 세계 최대 석유를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는 GDP 규모 면에서는 이란보다 크지만 인구가 2700만 명으로, 성장 시장으로서의 가치는 중동에서 이란이 더 크다.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인도·이란은 동남아·서남아·중동에서 선도 시장 역할을 할 것이고, 한국 기업이 이들을 놓친다면 이들 시장에서 리더십을 잃을 확률이 높다.
이처럼 3I 시장은 우리 기업에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큰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 시장으로 세계 각국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고립된 시장이었지만, 인도네시아 및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은 그동안 선진국 기업들에는 상대적 중요성에서 밀려 있었다. 그러나 세계 경기 침체로 그나마 성장시장으로 생각되는 인도네시아·인도·이란 시장으로 각국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 그동안 두각을 나타냈던 우리나라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는 해외 다국적기업의 공격적 투자에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3I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리더십을 제고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을 토대로 중앙아시아, 동남아, 서남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기획해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변국들과 협력·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도 인도네시아-인도-이란, 더 나아가 이탈리아, 아일랜드까지 이어지는 ‘I로드’와 같은 무역대국으로서의 큰 그림을 가지고 각국 정부와 다각적 경제 외교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3I 시장에 대한 지역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영어는 물론 현지어를 구사할 줄 알고 현지 시장을 이해하고 현지 문화에 익숙한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과 기업은 지역 전문가 양성을 위한 산·학 협동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은 기본이다. 현재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김우중 전 대우 회장과 세계경영연구회가 운영하는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과정과 같은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세계 무역 규모 9위에 걸맞은 무역 정책을 세우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지역 전문가를 조속히 육성해야 3I 시장을 기점으로 동남아와 서남아 및 중동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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