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고도화 완성 단계
中·러 ‘전략자산 北’ 감싸기
동북아 외교·안보질서 붕괴

국민들 核불감증 심각한 수준
한반도 안보 근본적 전환 필요
일각선 NPT탈퇴·핵무장론도


북한 핵·미사일 개발이 완성단계에 진입하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기존 외교·안보 질서가 붕괴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핵무기 고도화에 나선 북한을 사실상 보호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은 한국과 함께 강력한 독자 제재에 들어갔다. 한반도가 전례 없는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는 만큼, 근본 대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1991년 남북 비핵화 선언과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고 핵 개발 노선을 걸어왔다. 박근혜정부는 북한이 4차 핵실험으로 핵무기 고도화 완성 단계로 진입하고 있고, 수년 내에 소형화와 경량화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날 통일부의 개성공단 운영 중단 발표도 북한 핵에 대해 갖고 있는 정부의 급박한 상황 인식을 드러낸다.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완성은 재앙의 시작이다. 북한의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 버튼을 누르면 인구가 밀집한 서울과 인천, 부산, 광주 등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미 국방부는 이미 2004년 시뮬레이션 조사에서 서울 용산에 15kt 규모의 핵폭탄이 터지면 40만 명이 즉사하고 22만 명의 추가사망자가 발생한다는 데이터를 얻었다.

북핵 고도화는 한·미 동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이 한국을 고려, 북핵 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적 타격을 언제까지 인내할지도 의문이다. 북 미사일의 사거리 증대로 워싱턴이나 로스앤젤레스(LA) 등 미 본토가 북 핵공격의 직접적인 대상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또 북이 남한에 대한 핵공격을 감행하더라도 핵탄두를 탑재한 북의 장거리미사일로 인해 미국 본토가 위험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는 만큼 북에 대한 핵보복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미국의 핵 우산정책에 안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겉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외치지만 북한과 근본적 전략이 같고,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태도다.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박근혜정부 들어 밀월 관계를 보였던 한·중 관계는 ‘북·중·러 vs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 속에서 점차 소원해질 조짐이다. 반복된 핵실험에 익숙해진 한국에서는 ‘핵 불감증’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대의 전환은 다양한 해법을 수반한다. 최근 국내에서 전술핵 재도입, 독자 핵무장론이 등장하는 이유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제 한국은 한반도 통일을 궁극적 지향점으로 설정하고 국익에 따른 일관되고 독자적인 대북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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