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둔화로 안전자산 선호
채권가격 오르면 수익 기대


유럽에 이어 최근 일본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선진국의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현상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확산되고 있다.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만기가 됐을 때 이자를 받기는커녕 자기가 빌려준 원금보다도 더 적은 돈을 돌려받는다는 뜻인데, 투자자들이 웃돈을 줘가면서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사들이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글로벌 성장둔화 우려가 심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데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시 더 높은 가격에 채권을 되팔아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현재 금리가 마이너스인 국채는 전체 국채의 29%로 7조 달러어치가 넘는다. 10년물의 경우는 일본, 스위스, 유럽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이고 미국, 독일, 영국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제로로 수렴하고 있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기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선진국은 연휴 전주에 비해 하락 폭이 확대됐고, 신흥국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면서 “이 말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채권 자본이 이동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감도 선진국 국채 선호 현상의 원인이다. 최근 일본 국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에는 일본 국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가격은 더 오르게 된다. 그래서 이자로 받는 수익은 마이너스라 할지라도 혹시 금리가 더 떨어지게 되면 채권 투자수익률은 플러스가 날 수도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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