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이 12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서울의 모습을 본떠 영변군 구산리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대규모 군사훈련 시설의 모습. 여러 건물과 함께 전투기·탱크·위성안테나 등이 포착됐다.   자유아시아방송 홈페이지 캡처
북한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이 12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서울의 모습을 본떠 영변군 구산리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대규모 군사훈련 시설의 모습. 여러 건물과 함께 전투기·탱크·위성안테나 등이 포착됐다. 자유아시아방송 홈페이지 캡처
美 자유아시아방송 보도“核도발 이후 국제제재 대비
평양 식량배급 갈수록 악화
핵시설 인근에 가상훈련장”

“北, 기갑·방사포부대 재배치
개성공단 군사기지화” 관측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염두에 두고 이미 지난해에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비한 군량미 비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핵시설이 자리한 평안북도 영변 부근에 서울의 특정 지역을 본뜬 가상 군사훈련장을 건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이 폐쇄된 개성공단에 기갑·방사포부대를 재배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2일 중국에 나와 있는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김 제1위원장은 작년에 북한 군부에 향후 3년치 군량미를 미리 준비해 놓을 것을 지시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점검해 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대다수 주민은 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지시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간부들이나 눈치 빠른 사람들은 김정은이 큰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특별배급 대상인 수도 평양의 식량 배급 사정이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면서 “이는 김정은의 3년치 군량미 확보 지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각 단위 사업장의 부업 토지에서 생산된 농산물 대부분을 군대에서 다 긁어가는 바람에 소속 사업장의 구성원들에겐 ‘차례 지는(일정한 기준에 따라 몫으로 배당되는)’ 게 별로 없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RFA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군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에 단계적으로 병력과 장비를 재배치해 군사기지화하려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개성공단 지역은 유사 시 최우선 남침 통로로 꼽혀온 곳이며, 북한군이 병력과 장비를 집결해 문산을 거쳐 서울까지 최단시간 내 돌파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이다. 북한군은 기갑·방사포부대를 배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군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북한은 핵시설이 자리한 영변 부근에 서울의 특정 지역을 본떠 만든 가상 훈련장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 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RFA에 출연해 미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영변군 구산리에 대규모 군사훈련 시설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에서 만든 군사훈련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인지현·유현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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