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 “향후예측 난망
주변국들 설득할 수 있겠나”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연기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력 상실
남북관계가 올스톱되는 기류다. 북한의 기습적인 개성공단 폐쇄 결정과 남측 자산 전면동결 선포로 남북관계가 강대 강 구도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남북관계 스케줄도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박근혜(얼굴)정부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구상,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등 대북정책도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적극 세일즈해 온 동북아개발은행(NEADB) 추진은 전면 보류됐다. NEADB는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면서 중국 등 주변국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여왔지만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NEADB는 박 대통령이 2014년 3월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경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하자고 제안한 국제금융기관이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현 상황에서 주변국에 북한 투자 유치를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와 대북 제재 공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국에 북한 투자를 해달라고 하는 NEADB를 추진할 수 있겠나. 전면 보류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북 경협과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리시아이니셔티브 등 정부의 정책이 현재의 대결 국면이 해소되지 않고는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동시에 남북과 러시아 3개국이 추진해온 물류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추진도 무기한 보류됐다. 남북경협은 출범 20여 년 만에 완전히 멈춰 서게 됐다. 사회문화 교류와 인도적 대북지원도 잇따라 제동이 걸린 상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추진으로 ‘한·미·일 대(對) 북·중·러’라는 신(新) 냉전 구도가 재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러시아를 포함하는 동북아협력구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 및 대북지원을 잠정 보류한 바 있다. 고려 시대 금속활자 발굴 성공과 출토유물 남북 공동전시로 눈길을 끌었던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의 경우 애초 이달 발굴조사가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2006년부터 진행된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 등도 대부분 중단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밤 개성공단에서 남측 인력은 전원 철수했다. 남북 교류가 왕성할 때 일일 체류 인원 1000명을 상회하던 남측 인력은 곧 ‘제로 상태’가 되며 이는 북한 핵 문제에서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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