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 중 면역력강화 효과 보고 시작
제품 직접개발·성분 차별화… 2년새 매출 수천만원→5억
전국사회복지시설 78곳에 지난해 1만 3605통 전달
비타민엔젤스는 지난 2013년 비타민 기부를 통해 국내외 소외 계층의 근본적인 건강 개선을 목표로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소비자가 비타민 한 통을 살 때마다 한 통이 기부되는 ‘나눔 비타민’을 생산하고 있다. 비타민엔젤스는 염창환병원 원장이자 비타민엔젤스 대표인 염창환 박사가 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하던 중 얻은 경험에서부터 출발했다. 그는 봉사 현장에서 해외 구호단이 현지인들에게 진료 활동과 함께 비타민을 나눠주는 것을 봤다. 비타민이 환자들의 면역력을 길러줘 감기와 같은 작은 질병에 걸리는 일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고 비타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염 박사는 “우리나라 장애학교 등에 비타민 C를 개인적으로 기부하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눈에 띄게 그전보다 감기에 덜 걸리고 더 건강해졌다”며 “당시 100여 명의 장애 학생에게 기부를 했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설립은 서점에 들러 우연히 신발 하나를 판매할 때마다 신발 하나를 기부하는 패션업체 ‘탐스’의 스토리를 접하면서다.
다국적 패션업체인 탐스는 많은 아르헨티나 아이들이 가난 때문에 신발을 신지 못한 채 생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발을 신지 않고 생활하는 적잖은 아이들이 병균에 감염되거나 면역력이 저하돼 건강이 나빠졌다.
염 박사는 “어렸을 때 즐겨본 애니메이션이 ‘엄마 찾아 삼만리’였는데, 주인공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선진국인 아르헨티나로 긴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라며 “이렇게 잘살던 나라가 극심한 빈부격차를 겪으면서 많은 아이가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신발을 기부해 아르헨티나 미래 세대에게 건강을 선물한 탐스의 사례를 착안한 염 박사는 ‘1+1(BUY ONE, GIVE ONE)’을 모토로 하는 비타민엔젤스를 설립했다. 비타민엔젤스는 판매하는 양만큼 소외된 이웃에게 비타민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비타민 기부를 하다 보니 점점 기부해야 할 곳이 늘었다”며 “그러다 2013년 비타민엔젤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판매와 기부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염 박사는 진료 시에도 비타민 치료를 병행할 만큼 비타민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현대인들은 절대적으로 비타민 섭취가 부족해 꼭 종합비타민을 먹을 필요가 있다”며 “특히 실외활동이 적고, 외출 시에도 자외선 차단제 등을 바르는 탓에 전체 우리나라 국민의 93% 정도가 비타민D 부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비타민 보조제 복용이 건강 유지에 필수 요건이라는 공감대가 의료계에서 널리 퍼져 있다.
그는 “국민 누구나 섭취할 수 있어야 하지만, 한 통에 2만~3만 원 하는 비타민을 경제적 여유가 없어 못 먹는 소외계층이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비타민연구회 회장이기도 한 염 박사는 비타민엔젤스가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개발했다. 비타민엔젤스 제품에는 16가지 비타민뿐 아니라 각종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 이는 특정 비타민 성분으로만 구성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비타민엔젤스 제품만의 장점이다. 이런 자신감으로 원료와 함량을 100% 공개하고 있다. 그는 “절반은 기부가 목적인 제품이다 보니, 부족한 영양 상태에 놓인 이들이 섭취했을 때 종합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 제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비타민엔젤스는 우수한 품질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비타민엔젤스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비타민 제품의 절반 정도 가격에 두 달 동안 섭취할 수 있는 양의 비타민을 제공한다.
염 박사는 “홍보비 절감과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해 부수적인 비용을 줄이는 전략을 통해 제품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있다”며 “주로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양질의 비타민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면서, 기부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이에 따라 비타민엔젤스는 설립 3년 만에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설립 첫해 수천만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5년 5억 원에 달했다.
매출이 늘어나니, 기부 규모도 커진다. 2015년 한 해 동안 1만3605개, 2억6195만 원 상당의 비타민을 기부했다. 우양재단, 굿네이버스,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월드쉐어 등 78곳의 사회복지 시설이 혜택을 봤다. 한 해가 지날 때마다 2배 가까운 매출 신장세를 보여온 만큼 2016년에도 2~3배 이상의 매출액 증가가 예상된다.
2015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스타 사회적기업 제품에 선정됐고, SK행복나눔재단으로부터 기업활동을 후원해주겠다는 제안도 받아 앞으로 사업 전망은 더 희망적이다. 염 박사는 “비타민엔젤스를 통해 비타민이 필요한 모든 국민이 충분한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길 바란다”고 웃음 지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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