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티의 유라시아 그룹에서 운영하는 룸살롱 파타야 안이다. 방 안에는 세 사내가 둘러앉아 있었는데 서동수와 안종관, 그리고 김광도다. 밤 10시 반, 서동수가 갑자기 방문하는 바람에 김광도는 허겁지겁 달려온 참이다.

“지나다가 분위기도 볼 겸 들른 거야.”

서동수가 술잔을 들고 말했다.

“장사가 잘되는군.”

“감사합니다.”

김광도가 머리를 숙였지만 파타야는 1급 룸살롱이 못 된다. 김광도는 한시티에만 한랜드식 룸살롱 3개를 운영하고 있었으니 그곳에 비하면 여기는 빈민촌 수준이다. 한 모금 술을 삼킨 서동수가 김광도를 보았다.

“결혼했지?”

“예, 장관님.”

긴장한 김광도가 서동수를 보았다. 그때 서동수가 다시 물었다.

“애인은?”

“예, 있습니다.”

“몇 명이야?”

“예, 한 명입니다.”

거기까지 바로바로 문답이 이어졌는데 그동안 안종관은 자작으로 술을 마셨다. 서동수가 잠깐 김광도를 보더니 다시 물었다.

“회사가 많이 커졌는데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건가?”

“끊임없이 재투자해서 회사 규모를 키울 겁니다.”

“왜?”

“그래야 하니까요.”

“돈 버는 목적이 뭐야?”

“쓰기 위해서지요.”

그때 서동수가 입을 크게 벌리더니 소리 없이 웃었다. 외면한 채 술잔을 들고 있던 안종관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라 있다. 서동수가 술잔을 들고 말했다.

“애인 하나 갖고 안 되겠다. 더 만들어.”

“예, 장관님.”

“그것도 돈 쓰는 방법이야.”

“예, 장관님.”

“한강회 회원이 2만 명 가깝게 되었더군.”

“대부분 취업이 되었습니다, 장관님.”

“장하다.”

“모두 장관님께서….”

“내가 자네한테 방법만 알려주었을 뿐이지.”

“장관님은 제 교과서 같은 분이십니다.”

“내 단점은 배우지 마라.”

“명심하고 있습니다.”

그때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김광도를 보았다.

“자네한테 도움을 받을 일이 있어.”

“예, 말씀하십시오, 장관님.”

정색한 김광도가 상반신까지 기울였을 때 서동수가 눈으로 옆에 앉은 안종관을 가리켰다.

“안 부장이 이야기해줄 거야.”

“아아, 예.”

“한강회의 도움을 받아야겠어.”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장관님.”

“내일 안 부장이 자네하고 부회장을 불러 이야기를 할 거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난번 한랜드 내란 때도 한강회는 민병대 역할로 진압에 일조를 했던 것이다.

“자, 그럼 아가씨들 불러주게. 방을 잡았으니까 매상을 올려줘야지.”

서동수가 화제를 바꾸자 김광도는 서둘러 일어섰다. 방을 나갔을 때 안종관이 말했다.

“신의주와 한랜드의 북한 출신 동포만 해도 500만 명이 넘습니다.”

안종관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지금 남북한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그들을 주목하고 있는 정치 세력은 드물 겁니다.”

서동수도 따라 웃었다. 그들이 기폭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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