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흔히 ‘대사증후군(代謝症候群·metabolic disorder)’이라고 알고 있는, 이를테면 혈당 대사 이상으로 인한 당뇨병, 지질대사 이상으로 중성지방과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증가하는 이상지질혈증, 체액의 나트륨 성분 이상으로 인한 고혈압, 요산 성분 과다로 인한 통풍(痛風), 관절염 등의 질환이다. 인체가 무언가 지속적인 불편함을 체감할 정도의 상태가 되면 반드시 체내 대사활동 이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대사증후군과 결합하지 않은 질병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대사(代謝)란 직접 닿을 수 없는 것들끼리 서로 간에 정보를 대신 전달하는 활동을 말한다. 신체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물질을 호르몬이라고 한다. 따라서 ‘증후군’이라고 특정되는 모든 대사질환은 호르몬의 합성과 분비, 또한 그 호르몬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장기·조직 간의 저항성과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리체계를 주관하는 계통기관을 동의학에서는 비장(脾臟)이라고 한다.
우리가 수많은 대사증후군에 통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별 호르몬 하나하나에 주목하기보다는, 먼저 생활 속에서 비장의 생리체계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장은 첫째로 ‘운화수습(運化水濕)’한다. 한번이라도 레몬을 먹어본 사람은 직접 레몬을 먹지 않더라도 지금 레몬을 입에 물고 있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시큼한 느낌과 함께 금세 입안에 침이 고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실제 내가 체험한 정보를 바탕으로 거기에 나의 의지와 상상을 더하여, 아직 체험해보지 않은 영역으로까지 나의 인식 반경을 구체적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운화수습’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비장은 ‘통혈사지(統血四肢)’한다. 그렇게 한번 목표가 정해지면 온몸이 그 같은 상태로 통제된다. 혈액 조성을 통해 말초까지 모든 생각 정보가 전달되는데, 우리는 비장을 통해 생각만으로 그만큼 간절한 신체 상태를 만들어 낼 줄 아는 것이다. 비장은 또한 ‘합육(合肉)’한다고 하는데, 흔히 우리가 ‘(꿈이 있는)젊음의 모든 경험은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하는 말이 정확하게 이와 같다.
역으로 사람이 호기심과 상상력, 목적의식 등이 흐릿해지면 가장 먼저 입맛이(開竅於口·개규어구) 유난스러워지고 살이 빠지거나 자꾸 늘어지며 사지가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소위 만사가 귀찮아지면서부터 이미 대사증후군이 시작되는 것인데, 우리는 여전히 화학 약물을 통한 수치 조절에만 전전긍긍하고 있다. 건강의 뿌리가 체계적 학습능력에 있다는 지혜가 다 사라진 탓이다.
카페방하 디렉터 lee_sy@egone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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