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전남 섬마을 배경
고교 동창들 끈끈한 우정
그시절 그소품 재미 ‘쏠쏠’
- 2030세대 ‘좋아해줘’
잘 빚어낸 캐릭터들 설득력
이미연·최지우·유아인 열연
잔잔한 울림 로맨틱 코미디
연령대별로 다른 ‘공감’을 이끌어내는 ‘사랑 영화’ 2편이 관객을 찾아온다. 아련한 첫사랑을 담은 ‘복고풍’ 멜로물 ‘순정’은 40∼50대 관객의 향수를 자극하고, 톡톡 튀는 트렌드를 반영한 로맨틱 코미디 ‘좋아해줘’는 20∼30대 관객을 설레게 한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순정’은 1991년 여름 전남 고흥군 섬마을을 배경으로, 고등학생 친구들의 끈끈한 우정과 첫사랑의 절절함을 그렸다. 그룹 엑소 멤버 도경수를 비롯해 김소현, 이다윗, 주다영, 연준석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23년이 지난 후 라디오 디제이에게 전해진 사연을 통해 헤어진 친구들이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 섬마을로 온 범실(도경수), 산돌(연준석), 개덕(이다윗), 길자(주다영)는 다리가 불편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수옥(김소현)과 오랜만에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섬에서만 지내야 하는 수옥은 음악을 통해 답답한 일상을 위로받으며 라디오 디제이를 꿈꾼다. 수옥을 좋아하는 범실은 매일 수옥을 업고 다니며 사랑의 감정을 키워간다. 친남매처럼 지내던 다섯 친구들은 사소한 오해가 쌓이며 서먹해지고, 결국 비극적인 일을 겪은 후 멀어진다.
이 영화는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과 첫사랑의 기억 등으로 중년 관객의 정서를 건드리며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또 자연 경관이 아름다워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고흥군의 풍광을 담은 영상으로 눈을 즐겁게 하며 그룹 캔자스의 ‘더스트 인 더 윈드(Dust in the wind)’ 등 올드팝과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등 1990년대 가요로 귀를 사로잡는다. 휴대용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마이마이를 비롯해 달력, 교과서, 제품 포장지 등 그 시절을 떠올리는 소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젊은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가 웃음과 감동을 이끌어내며 이들이 성인이 된 모습을 연기한 박용우, 이범수, 박해준, 김지호 등도 영화의 맛을 잘 살려냈다.
이 영화의 연출자인 이은희 감독은 “겉치레에서 벗어나 순수한 감정을 갖도록 용기를 주는 작품”이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12세 이상 관람가.
‘순정’에 앞서 17일 관객과 만나는 ‘좋아해줘’는 SNS를 통해 이어지는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의 원제는 ‘해피 페이스북’으로 좋아하는 이성의 페이스북을 몰래 염탐하고, 호감 가는 사람에게 친구 요청을 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 등 현 세태를 옴니버스형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냈다.
까칠한 방송 작가 조경아(이미연)는 3년 전 얼떨결에 저지른 ‘일’로 한류스타 노진우(유아인)와 불편하게 엮인다. 경아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연하남 진우를 피하려 하고, 진우는 경아가 숨기는 일을 밝혀내려 한다.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최지우)은 노총각 셰프 정성찬(김주혁)과 집주인과 세입자로 만나 이상한 동거를 하게 된다. 오지랖 넓은 성찬이 주란의 일에 사사건건 개입하며 두 사람은 은근히 가까워진다.
드라마 PD 정나연(이솜)과 청각장애 작곡가 이수호(강하늘)는 성찬의 식당에서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한다. 연애 고수인 나연은 능숙한 솜씨로 수호에게 다가가지만 수호는 장애로 인한 콤플렉스로 사랑 앞에서 주저한다.
자칫 허술하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가 이미연, 유아인, 최지우, 김주혁, 이솜, 강하늘 등 한 스크린에서 보기 어려운 배우들이 잘 빚어낸 캐릭터의 맛을 타고, 촘촘하게 짜여 따뜻한 느낌을 전한다. 특히 세 커플이 페이스북을 매개로 발전해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펼쳐지며 젊은 관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가벼운 톤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진지하게 다가오는 부분에서는 잔잔한 울림도 전한다.
이 영화를 연출한 박현진 감독은 SNS를 통해 이야기를 펼친 것에 대해 “생활 속 깊숙이 들어온 SNS를 활용하는 모습이 요즘 젊은이들이 봤을 때 공감할 수 있을 포인트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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