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영 “아홉 가지 열매” (부분), 종이에 먹, 2010
우주영 “아홉 가지 열매” (부분), 종이에 먹, 2010
인간관계는 불완전하기에 지속된다. 노벨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는‘읽는 인간’에서 오로지 읽고 쓰는 삶을 말했다. “태어나서 언어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던 아들이 맨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은 새소리를 통해서였다”라고 회고한다. 그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과의 관계를 통해 삶의 불완전함을 포용하고, 인내하며, 서술해 갔다. 약자를 품어낸 예술은 국적을 넘어서 영혼을 울렸다.

서예가 우주영(1984년생)은 한자 옥편을 모두 외웠다. 어린 시절 허공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다가, 지금은 하루 종일 글씨를 집중해서 쓴다고 한다. 그는 온통 쓰는 삶으로 세상과 관계 맺는다. 그가 쓴 ‘인내, 자비, 희락, 사랑, 화평’을 본다. 그가 인내, 자비, 사랑으로 가득 찬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깨닫는 순간, 나의 어지러웠던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상대의 평화로움이 나의 평화가 된다. 서로 인내하고 사랑하는 것이 평화의 시작이라는 것을 되새겨보면서. 사람 관계뿐만 아니라 나라 사이에서도 이러하기를 바라면서.

선승혜 아시아인스티튜트 문화연구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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