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공포에 시달릴 것”
“체제붕괴 재촉 깨닫게
강력하고 실효적 조치”
대북 제재·압박 강화로
‘궤도수정’ 대내외 선언
박근혜 대통령의 16일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따른 근본적인 대북정책 궤도 수정의 대내외 선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궁극적으로 북한에 대해서 핵 포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체제붕괴작업에 들어가겠다는 ‘최후통첩’ 성격인 것으로도 분석된다. 박근혜정부는 가혹한 제재와 압박만이 북한 핵 포기의 유일한 방안이라는 판단을 내려 앞으로 남북관계는 극단적인 초강경 대립 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의 이날 대북정책 수정 선언은 “만약 이대로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제 기존의 방식과 선의로는 북한 정권의 핵 개발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고,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시켜서 결국 한반도에 파국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밝힌 것도 현재의 엄중한 상황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북한의 기만과 위협에 끌려다닐 수는 없으며, 과거처럼 북한의 도발에 굴복하여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일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과거와 같은 ‘앞문을 닫고, 뒷문을 열어놓는’ 대북정책으로는 김정은 정권을 핵 개발 프로그램 폐기로 나가게 만들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북정책의 변화는 앞으로 직접적인 북한 체제에 대한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지금부터 정부는 북한 정권이 핵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는 북한의 4차 핵실험(1월 6일) 강행 직후 예견됐다. 박 대통령은 당시 성명을 통해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자,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국제사회 대응이 과거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년기자회견(1월 12일)에서도 박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동북아 지역의 안보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북한 핵 문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핵실험 직후 이뤄진 확성기 방송 재개는 대북 제재의 예고편 성격이었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검토에 착수했고, 북한이 지난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한·미 간 사드 배치 공식 협의를 발표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와 남북 교류협력 진행이라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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