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근 위원 0.25%P 인하 주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소수의견 실명 처음 공개
국내 금융안정 고려 동결


한국은행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8개월째 동결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경기의 흐름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본 뒤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금리 결정 과정에서 하성근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을 개진함에 따라 한은 내부의 입장 변화와 함께 오는 3∼4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또 중소기업 등을 위한 금융중개 지원 대출을 확충해 총 9조 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한은은 16일 열린 금통위에서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하 위원을 제외한 6명이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해 현재 연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소수 의견을 낸 금통위원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소통 강화를 위해 도입한 조치다.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은 국내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대내외 금리 차가 축소되면서 외국인 자본 이탈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대외 부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격한 이탈이 생길 수 있다”면서 “한은이 금융 안정을 우선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시 12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계부채 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2014년 이후 4차례에 달하는 금리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번에 동결을 결정한 배경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이주열 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등장한 것은 이러한 한은 내부의 입장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향후 국내외 경기의 하강 리스크(위험)가 커질 경우 금통위 내부에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르면 3월 또는 4월에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낸 결정문에서 국내 경기에 대해 “내수 회복세가 약화된 가운데 수출 부진이 심화하면서 개선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고 기존보다 경기를 안 좋게 보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인하 기대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충남·박정경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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