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안 23일 통과돼도
후보등록감안 1주일도 안남아
여야, 공천세칙 정하지 못해
후보 사전 검증 부실 불보듯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후보 검증 시간과 경선 일정이 촉박해 여야 공천 과정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심번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23일 기간이 필요해 빨라도 3월 중순쯤이 돼야 경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각 당이 공천 심사와 관련한 기준이나 세칙 마련도 완전히 끝내지 않아 검증 역시 부실하게 진행될 수 있다. 부실 검증에 부실 공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 당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안심번호를 활용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안심번호로 경선을 실시하려면 경선 23일 전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요청해야 한다. 문제는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 선관위에 안심번호를 요청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앙선관위는 선거구 공백 상태에서 안심번호를 제공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오는 23일 국회 본회에서 선거구가 획정돼 안심번호를 바로 신청하더라도 3월 17일쯤에나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20대 총선 후보자등록이 3월 24∼25일이고, 재심 절차 등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경선을 실시할 수 있는 날은 1주일도 채 되지 않는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야가 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경선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선 지역 모두 복수에 맡겨서 평균을 내기 때문에 여론조사기관이 이를 다 수행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세업체까지 동원될 경우 신뢰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6일 “모든 것은 선거구 획정이 빨리 끝나야 한다”며 “경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자격 심사와 관련해 현역 평가 등에 필요한 자료 수집을 최대한도로 앞당겨서 하고, 자동응답(ARS)조사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신인들이 요구하면 최대한 100% 일반 경선을 한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은 상황이 더 나쁘다.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지난 12일 첫 회의를 열고 공천 세칙 논의에 들어갔지만 “경선 선거인단 구성은 국민공천단 100%로 한다”는 내용만 확정됐을 뿐, 그 외 세칙 논의가 늦어지고 있다. 더민주는 경선 1차 투표 방식, 결선투표제 시행 기준과 방법 등 구체적인 공천 규칙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현재로서는 당규에 따르겠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혀 유일하게 결정된 ‘100% 국민공천단’ 경선도 변경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미 더민주 공천 일정은 4년 전에 비해 상당히 늦어졌다. 4년 전에는 2월 13일 심사 기준을 만들고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간 바 있고, 올해가 1주일가량 늦다.
손우성·민병기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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