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들만 책임당원 여부 알아
기득권 숨긴 생색내기용 명단”


16일 새누리당의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지역구 후보 공천 신청이 마무리되며 본격적인 경선전의 막이 올랐지만, 계속되는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갑질’에 예비후보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공정한 경선을 위해 당론으로 경선 6개월 전 현역 의원들이 당협위원장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한 것은 없던 일이 돼버렸다. 더구나 뒤늦게 예비후보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당원 명부는 책임당원(후보경선시 투표권이 있는 당원)을 구분할 수 없는 부실 명부여서 공정한 경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경기 성남분당을 지역 새누리당 후보 등록을 마친 임태희 전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당에서 제공하기로 한 당원 명부 안내문을 보여주며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도 해도 너무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이 안내문에 따르면 예비후보들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30만 원을 내면 해당 지역 당원 명부가 담긴 USB 파일을 받을 수 있다. 이 파일에는 이름의 마지막 글자를 ‘*’로 바꾼 당원의 이름과 안심번호로 변환된 휴대전화 번호가 담겨 있다. 새누리당 당원 투표 자격이 주어지는 책임당원 여부도 이 명부만 보고서는 알 수 없다. 책임당원은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했을 때 주어지는 자격으로, 지난해 여름쯤 현역 의원들은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책임당원 모집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임 전 의원은 “현역 의원들이 갖고 있을 당원 명부에는 정확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생년월일, 성별, 주소, 책임당원 여부는 물론 누가 추천했는지까지 적혀 있다”며 “이미 현역 의원들은 진작에 갖고 있었을 당원 명부를 이제야 예비후보들에게 주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나마 부실한 당원 명부를 주는 것은 생색내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공정한 경선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절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예비후보는 “책임당원과 일반당원의 구분을 막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미 현역들은 ‘책임당원 1000명을 확보했다’, ‘2000명 채웠다’고 하는 상황에서 예비후보들에게는 책임당원이 누군지도 알 수 없는 당원 명부만 제공하고 우리 할 일 다했다고 하는 것은 ‘현역 기득권’을 숨기고 생색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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