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이 중단된 건 일단 이상기온 탓이다. 전주지역은 지난 13일 평균기온이 15도, 최고기온은 22도까지 올라갔다. 이로 인해 화산빙상장의 습도가 너무 높아져 제대로 된 빙판 작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컬링은 빙판의 증류수 비율, 두께 등에 대한 규정이 까다롭다. 빙판의 이물질, 빙판의 강도에 따라 스톤의 움직임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날 높아진 습도 탓에 화산빙상장엔 뿌연 수증기가 가득 차 있었고, 수증기는 천장에서 응결됐다 녹아 빙판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증류수 비율을 정확히 맞추기가 힘들어졌고, 얼음이 형성되는 시간도 오래 걸리게 됐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은 동계체전 컬링경기장을 다른 곳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컬링연맹 관계자는 “화산빙상장에는 습기를 제거하는 제습기가 있지만 90%에 가까운 높은 습도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외국에서 초빙한 아이스메이커도 빙판 제작이 어렵다고 밝혀 고민 끝에 작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와 컬링연맹은 뒤늦게 경북 의성컬링장에서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화산빙상장에서의 경기를 준비해온 출전 팀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칫 동계체전 컬링 개최가 무산될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화산빙상장은 지난해 4월 열린 대표선발전 때도 더운 날씨 탓에 경기장 빙판 일부에 균열이 생겨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컬링연맹은 “지난해 9월 동계체전 경기장 유치신청을 받았을 때 유일하게 지원했던 곳이 화산빙상장이었고, 2월은 기온이 낮아 빙판 유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해명했지만, ‘결함’이 발견됐던 화산빙상장을 동계체전 경기장으로 선정한 것부터 애당초 무리였다.
컬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최근 기량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여자대표팀이 4강에 진출했고, 지난 1월엔 남자대표팀이 컬링챔피언스투어 독일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경기장 선정, 관리에 허점이 나오면서 동계체전에 차질을 빚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박준우 전주=체육부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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