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범퍼에 공기구멍 뚫어 타이어·휠 덮는 에어커튼 개발
XL1,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 포르쉐, 스포일러로 차 눌러줘
공기는 지구 위에서 생물이 살아 숨쉬기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자동차 기술 발전에는 최대 난제이자 숙적으로 꼽힌다. 공기저항이 증가하면 차량 주행효율이 떨어져 연비가 나빠지고 소음과 진동도 커져 승차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차량 안전과 직결되는 주행 안전성, 조향 기능 등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차량 속도가 2배 빨라지면 공기 저항은 4배 늘어나는데 시속 80㎞를 넘어서면 타이어와 노면에서 발생하는 구름저항보다 공기저항이 더 커지게 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비와 주행성능 등이 차량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 풍동(風洞·Wind Tunnel) 등의 연구시설을 갖추고 공기저항을 줄이는 신기술 개발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기저항을 10%만 줄여도 연비가 2%가량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엔진 성능이나 차체 무게를 줄이는 것 이상으로 공기저항을 줄이는 것이 연비를 높이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된 신차들은 공기저항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각종 첨단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월 출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연비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친환경차 전용 모델답게 차체 곳곳에 공기저항을 줄이는 최신기술이 숨어 있다. 먼저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외장형 능동 냉각저항 제어장치(액티브 에어 플랩)’가 적용됐다. 지난해 출시된 기아자동차 신형 K5를 통해 먼저 선보인 액티브 에어 플랩은 냉각수 온도와 주행 속도 등 주행 상황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의 덮개가 자동으로 여닫혀 냉각수 온도를 효율적으로 낮추면서도 공기저항을 줄여 연비를 향상하게 된다. 헤드라이트 아래쪽에는 차량 앞쪽에서 유입된 공기를 이용해 에어커튼을 생성함으로써 타이어 회전 때문에 발생하는 와류(소용돌이)를 줄여주는 ‘휠 에어커튼’ 기술이 적용됐다. 타이어 휠 모양 역시 형상 최적화를 통해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측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아이오닉에 적용된 각종 공기저항 기술 중 또 다른 백미로는 ‘리어 스포일러’가 꼽힌다. 차량 뒤쪽에서 발생하는 공기의 와류 현상을 없애기 위해 지붕 끝이나 트렁크 위에 장착하는 리어 스포일러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대차는 무려 300여 차례에 걸쳐 위치와 모양 등을 달리해 풍동 실험을 했다. 이밖에 차 밑바닥에서 발생하는 공기저항을 줄이고 부품 등을 보호하는 ‘언더커버’ 기술 등 수십 가지 공기저항 신기술을 적용한 끝에 아이오닉은 국산차로는 최저 수준인 0.24의 공기저항계수(Cd)를 달성했다.
해외 주요 완성차업체들 역시 차량을 만드는 데 공기역학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BMW의 경우 범퍼 좌우 바깥쪽에 공기구멍을 뚫어 이곳을 통과한 공기가 타이어와 휠을 덮는 커튼처럼 작용하는 ‘에어커튼’ 기술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또 앞바퀴 휠 아치 뒤쪽에 에어 덕트(공기를 유도하는 파이프)의 일종인 ‘에어 브리더’를 장착해 유입되는 기류 일부를 우회시켜 저항을 줄이도록 했다. BMW 뉴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에는 속도가 시속 70㎞ 이상일 경우 펼쳐져 양력(떠오르는 힘)을 줄여주는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돼 주행성능을 높이도록 했다.
폭스바겐이 한정 생산 판매한 XL1은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외관 디자인 등 각종 공기역학 기술을 총동원해 0.189라는 기록적인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와류를 줄이기 위해 뒷바퀴에 덮개를 씌우고 차체 하부 역시 최적의 기류를 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이드미러 대신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것 역시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친환경차의 원조로 꼽히는 토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공기 흐름이 가장 부드럽게 차체 표면을 스칠 수 있도록 고유의 ‘트라이앵글 실루엣’으로 외관을 설계하고 범퍼 테두리를 날카롭게 한 ‘에어로 코너’ 기술로 고속 주행 시 공기저항을 줄였다.
포드 역시 머스탱과 토러스, 몬데오 등 주요 차종의 앞부분 라디에이터 그릴에 ‘액티브 그릴 셔터’ 기능을 적용했고 아우디는 와이퍼를 보닛 안쪽에 장착하고 사이드미러 위치를 각 차량에 맞게 최적화했다. 포르쉐의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은 스포츠, 레이스 등 주행 모드에 따라 차량 뒤쪽 날개와 스포일러 등이 조절돼 공기저항을 줄이거나 차체가 지면에 달라붙도록 만든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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