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보드’ 운영자인 배승민(왼쪽부터), 홍지승, 오동표, 김도훈, 이태경 씨가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동선동 3가 그립보드 체력단련실에서 굵은 팔뚝을 자랑하듯 포즈를 취했다.  김낙중 기자
‘그립보드’ 운영자인 배승민(왼쪽부터), 홍지승, 오동표, 김도훈, 이태경 씨가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동선동 3가 그립보드 체력단련실에서 굵은 팔뚝을 자랑하듯 포즈를 취했다. 김낙중 기자
꺾이면 반대로 비틀고 눌리면 옆으로 미는 등

누구에게나 팔씨름에 얽힌 추억이 있다. 초등학생 시절 방학을 마친 뒤 한껏 자란 키를 믿고 자신만만하게 덤벼들었다가 체구가 작은 친구에게 져 놀림을 당했거나, 팔심이 무척 센 상대와 맞붙었다가 1주일 동안 팔이 아파 파스를 발랐던 에피소드에 웃음을 떠올리곤 한다.

놀이라고 할지라도 팔씨름은 승부다. 그리고 팔씨름에도 비법이 있다. 팔씨름을 하게 되면 대개 상대의 팔을 넘기는 데만 집중한다. 팔목을 당기고, 아래로 누르는 단순한 동작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고수들은 내 힘뿐만 아니라 상대의 힘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손목을 꺾는 훅, 손목을 비트는 탑롤, 누르는 프레스 기술을 그때그때 잘 활용하는 게 포인트. 상대가 내 손목을 꺾으면 반대로 비틀고, 누르면 옆으로 미는 등 힘의 방향을 분산시키는 전술이다.

오동표 씨는 “상대의 손등을 팔씨름 테이블 위 기준선 아래로 밀기만 해도 이긴 것으로 판정받을 수 있다”며 “꼭 손등을 바닥에 닿게 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고, 따라서 팔씨름에는 승리할 수 있는 ‘방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지승 씨는 “1주일에 3차례 정도 근력 운동을 하지만, 실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귀띔했다. 상대의 힘을 이용할 줄 아는 감각을 기르기 위해선 실전이 가장 좋은 훈련이기 때문이다.

팔에 체중을 싣는 요령도 필요하다. 체중을 팔에 옮기게 되면 몇 배 강한 힘을 쏟을 수 있고, 부상도 피할 수 있다. 팔을 맞잡았을 땐 손목을 곧게 펴야 하지만, 대결이 시작되면 가능한 한 빠르게 상대의 손목을 꺾는 게 유리하다. 김도훈 씨는 “순발력과 함께 손목의 힘이 강해야 손목 꺾기에서 앞설 수 있다”며 “무게 5∼10㎏의 바벨을 한 손으로 잡고 천천히 좌우, 위아래로 돌리면 손목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물론 근력 강화는 필수. 팔씨름을 할 땐 7개의 근육이 동원된다. 손가락부터 전완근(아래팔), 상완근(위팔), 삼각근(어깨), 광배근(등), 흉근(가슴), 복직근(옆구리) 등이 한데 어우러질 때 최고의 힘을 발휘한다. 특히 상완근과 전완근이 중요하다. 상완근과 전완근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이태경 씨는 “선천적으로 팔씨름을 잘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팔씨름에 약한 사람도 있는데 체계적인 훈련으로 몸을 다듬는다면 누구나 팔씨름의 강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훈 씨는 “팔씨름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장난삼아 팔씨름을 하는 건 괜찮지만, 무리할 경우 팔을 펼 수도 없을 만큼 통증에 시달리거나 부상을 당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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