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천막이 설치된 지 1년 7개월이 지난 17일 오전 한 시민이 노란 리본 조형물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천막이 설치된 지 1년 7개월이 지난 17일 오전 한 시민이 노란 리본 조형물을 바라보고 있다.
학부모위 총회서 대책논의
“재학생들 교육환경 훼손…
이재정 교육감은 직무유기”

‘명예졸업때까지 유지 방침’
당초 약속과 달라 거센반발
교육청 “유가족들 설득중”


경기 안산 단원고의 세월호 희생 학생을 위한 추모공간으로 활용되는 이른바 ‘기억교실’의 철거를 요구 중인 학부모들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하는 것을 포함한 실력행사를 검토 중이다.

장기 단원고 학부모위원회 위원장은 1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교육감은 경기도의 교육수장으로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단원고 내 추모공간으로 활용 중인 ‘기억교실’을 존치시킴으로써 재학생의 교육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며 “형사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단원고 학부모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단원고 시청각실에서 현 1∼2학년 재학생과 입학을 앞두고 있는 신입생 학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총회를 열고 이 같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단원고 학부모위원회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6개월여가 지난 2014년 11월, 단원고 희생 학생 유가족과 재학생 학부모 등이 있는 자리에서 “참사로 세상을 떠난 학생들의 명예졸업이 이뤄질 때까지 아이들이 공부하던 교실을 존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단원고는 당시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 교실을 그대로 보존해왔다. 이 교실은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추모한다는 의미로 ‘추모교실’로 일컬어졌다가, 최근에는 참사의 교훈을 망각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기억교실’로도 불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교실은 이 교육감의 당초 약속과 달리, 올해 들어 참사 생존 학생의 졸업과 희생자 명예졸업식이 거행된 이후에도 계속 존치되면서 재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렀다.

경기도교육청은 단원고 교육 정상화를 위해 기억교실을 재학생 수업이 가능하도록 전환하는 방침을 추진하려 했으나, 교실 존치를 주장하는 유가족들의 요구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에 이 교육감은 지난 1월 20일 재학생 학부모들을 만난 자리에서 ‘희생 학생들이 공부하던 교실을 존치하기로 한 당시 내 결정에 대해 후회한다’는 취지의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위원장은 “재학생들은 지난 2년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학습권 침해 상황을 참아왔다.

이 교육감이 희생 학생의 명예졸업만 하면 학교를 정상화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재학생들의 고통이 계속될 수 있는 만큼 교육청이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학교가 정상 운영되지 못하도록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완강히 반대하는 유가족 측을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안산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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