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살던 주택 ‘박물관’ 변신여자친구와 1년간 칩거하며 작곡 42억원 들여 침대까지 완벽 복원 美 귀국 뒤 1년만에 27세로 요절
전설의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1942∼1970·사진)를 사랑하는 팬은 앞으로 헨드릭스가 태어난 미국 시애틀의 음악박물관인 EMP(Experience Music Project)뿐 아니라 그가 살았던 영국 런던에 새롭게 문을 연 박물관도 찾아야 할 것 같다.
로이터통신 등은 헨드릭스가 살았던 런던 브룩 23번가에 위치한 아파트가 박물관으로 바뀌어 2월 초에 대중에게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이 거주했던 주택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헨드릭스는 지난 1968년 7월 이 아파트로 이사를 온 뒤 여자친구인 캐시 에칭엄과 함께 1969년까지 이곳에 살았다. 그는 에칭엄에게 “이곳이 나의 첫 번째 진짜 집”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춰 집 내부를 꾸몄다.
이달 초 대중에게 공개된 영국 런던의 지미 헨드릭스 박물관 내부 모습. 헨드릭스가 연주했던 기타와 관련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AP
아파트는 박물관으로 바뀌면서 헨드릭스가 머물던 당시 그대로 복원됐다. 안방에는 침대와 기타, 페르시안 양탄자, 빅토리아 스타일의 침대 커튼, 조개껍데기 재떨이 등이 비치됐다. 또 다른 방은 헨드릭스 관련 사진과 앨범 표지 등으로 꾸며졌다. 헨드릭스가 모았던 앨범들도 전시되어 있다. 또 박물관 입구에는 그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가 놓였다.
안방이 헨드릭스가 거주하던 때와 똑같이 복원될 수 있었던 것은 사진작가인 배리 웬트젤이 찍어놓은 사진 덕택이다. 웬트젤은 헨드릭스가 비틀스의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처럼 침대에서 뛰어나오는 사진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헨드릭스는 이웃과의 교류는 거의 없이 아파트에서 작곡과 연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대맡에는 언제든 연주를 할 수 있게 기타가 놓여 있었다. 헨드릭스가 1969년 3월 뉴욕으로 떠난 뒤 아파트에는 에칭엄이 한동안 머물렀다.
헨드릭스는 1970년 9월 유럽 투어 도중 만 27세의 나이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으며, 이후 아파트는 사무실로 사용됐다. 왼손잡이 기타리스트였던 헨드릭스는 1966년 영국으로 건너와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그는 1967년 내놓은 데뷔 음반 ‘아 유 익스피리언스드(Are you experienced)’를 통해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