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오후 한시티 북쪽 삼림지대의 안가 안. 김광도와 한강회 부회장 조창복, 그룹 기획실장 고영일과 관리부장 안기창까지 원탁에 둘러앉아 있다. 그들에게 말한 사내는 한랜드 내무부장 안종관이다.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이미 신의주에는 기존 조직이 있으니까 한랜드의 한강회에서 보완을 하면 계획대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신중하게 시작되어야 합니다.”
둘러앉은 유라시아 그룹 간부들은 놀란 표정들이 아니다. 모두 산전수전 다 겪어온 인사들이어서 대충 예상은 하고 온 것이다. 안종관의 시선이 조창복에게로 옮겨졌다. 조창복은 한강회원 2만여 명을 실질적으로 관리해온 주역이다.
“조 부회장님이 핵심 역할을 해주셔야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대업(大業)을 누가 거부하겠습니까?”
조창복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조국을, 한민족을 위한 일인데 말입니다.”
“민족당의 지원으로 북한에 민생당이 발족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민족당과 민생당의 연합에 밀릴 수도 있습니다.”
안종관이 정색한 얼굴로 그들을 둘러보았다.
“북한에 우리 한국당의 기반을 심어 놓는 것이 연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 같습니다.”
모두 머리를 끄덕였지만 분위기가 무겁다. 북한은 아직도 한국과 다르다. 조직을 만들려다 발각되면 처형되는 것이다. 그러니 비밀리에 목숨을 걸고 활동해야 한다.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이 작업은 한국 정부에도 비밀로 해야겠지만 조직의 도움은 받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지휘부인 여러분과 함께 상의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제 시작이다. 선거도 마찬가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다. 상대방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이쪽은 법만 지킨다면 차라리 나서지 않는 것이 낫다. 그리고 그런 입장이라면 믿는 유권자들도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조창복이 옆에 앉은 김광도에게 말했다.
“신의주 조직에서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 조직도 1년이면 500만은 될 것입니다.”
조창복이 웃음 띤 얼굴로 김광도를 보았다.
“이미 신의주 특구로 활로가 개척된 셈이지요.”
신의주 특구는 서동수가 개척한 땅이고 지금도 서동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이다. 조창복이 말을 이었다.
“북한이 선거를 대비해서 민생당으로 선거 체제를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불안했는데 제가 임무를 맡게 되었군요.”
김광도의 시선을 받은 조창복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제가 인정받을 기회가 주어져서 기쁩니다.”
“연방 대통령에 우리 장관님이 되셔야 대한민국이 한랜드로 뻗어나가게 될 테니까요.”
김광도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제가 이룬 회사를 모두 쏟아부어도 됩니다. 저도 이제는 장관님의 영향을 받아서요. 다른 사람이 연방 대통령이 되었을 때의 한랜드는 생각하기조차 싫습니다.”
이제 조창복은 한강회원 중에서 신의주와 북한 파견 요원을 선발, 안종관과 함께 교육을 시키고 파견하게 될 것이다. 조창복이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아십니까? 저는 한랜드에서 제 가슴속에 찬 자부심과 애국심을 보았단 말입니다. 북한에서는 이런 거 느끼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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