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움의 비움’ 展

한국현대추상회화를 대표하는 단색화의 시작과 진행 과정을 한 자리에서,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성곡미술관에서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조용익, 지움의 비움’ 기획전(사진)은 단색화 1세대인 조용익 화백의 일생을 아우르는 작품 세계이자, 한국현대미술운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성곡미술관은 “2000년대 초반 개인적 사정과 병환으로 미술계를 떠나 오랜 투병생활로 거대한 흐름이 된 단색화 물줄기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그의 작품 두 점이 낙찰돼 재기의 발판이 마련됐다”며 “이번 초대전은 숨겨진 단색화 거장을 새롭게 발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1934년생인 조 화백이 개인전을 여는 것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전시에선 구상과 추상이 한데 섞인 듯한 작품부터 기하학 추상, 색면 추상과 단색화에 이르기까지 100여 점이 선보인다.

이름도 낯선 조용익 화백은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미술계를 이끌던 어른이었다. 1958년 ‘르뽕 3인전’, 1961년 ‘제2회 파리비엔날레’, 1962년 ‘악튀엘전’ 등 한국 현대추상회화의 주요 전시 참여작가로 활동했다. 1967년과 69년 파리비엔날레에 한국 전권대표로 참여했고 한국미술협회 부회장을 여러 해 동안 역임했다. 단색화 주요 작가인 박서보·정상화·하종현·윤형근·정창섭 등과 함께 활동하며 전시를 기획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미술평론가 윤진섭(시드니대 미술대학 명예교수) 씨는 “10여 년의 긴 침묵 기간이 있었지만 최근 건강을 회복하면서 비록 80대의 노경에도 왕성하게 창작욕을 보이고 있어 화단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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